RF 수명평가·소프트에러 검출 장비 국내외 판매 확대
올해 사상 최대 매출 경신 및 두자릿수 영업이익률 목표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반도체 테스트 전문업체 큐알티가 올해 장비 사업을 본격화한다. 지난해 1% 미만에 불과했던 장비 매출 비중을 올해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기반으로 사상 최대 연간 매출 경신에 도전한다.
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큐알티는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한 무선주파수(RF) 반도체 지능형 수명평가 장비와 소프트에러 검출 장비를 중심으로 국내외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RF 수명평가 장비는 5G 전용 시스템 반도체 열화(전류가 흐르지 않거나 동작에 오류가 생기는 현상)를 분석하고 사용 수명을 예측하는 장비다. 소프트에러 검출 장비는 반도체가 공기 중에 있는 중성자나 양성자와 같은 방사선에 노출될 때 발생하는 오류를 검출하는 역할을 한다.
큐알티는 지난 2023년까지 두 장비 개발을 모두 마치고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해 연간 매출 실적에 처음 반영했다. 첫해에는 RF 수명평가 장비 1대, 소프트에러 검출 장비 2대로 약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은 장비 매출이 크진 않았지만, 판매를 시작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글로벌 시장 확대와 우주항공산업 등 신규 응용처 개척을 통해 장비 매출을 더욱 늘린단 계획이다.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종합계측기 개발·제조·판매업 주가를 골자로 한 사업 목적 변경을 추진한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에 다소 아쉬웠던 장비 판매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라며 “RF 수명평가 장비 중심으로 글로벌 고객 대상 프로모션을 계속 진행하고 있고, 최근 국내 우주항공 산업이 본격화되다 보니 업체들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어서 해당 분야의 반도체 신뢰성 시험 관련 용역 매출 확대도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큐알티는 SK하이닉스 자회사 SK하이이엔지의 큐알티사업부가 독립해 설립된 기업으로 그동안 SK하이닉스향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거래선 매출 비중이 더 높아지면서 고객 다변화 전략이 성과를 거뒀다.
큐알티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653억원,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2.5%, 537% 증가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신뢰성 평가 부문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종합분석 부문도 전년 대비 매출이 28%가량 증가해 전체 매출의 24% 수준에 달했다.
올해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에 힘입어 매출 성장과 두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을 목표로 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브로드컴 등으로 고객사를 확장하며 HBM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큐알티 신뢰성 평가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큐알티 관계자는 “똑같은 HBM이라도 고객사의 거래선 다변화가 시작되면 그 엔드유저향에 따라 각각 신뢰성 시험을 따로 하게 된다”며, “그런 영향으로 작년까지 부진했던 신규 프로젝트들이 올해는 좀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되며, 추후 D램, SSD 등 신규 응용처에서도 용역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BM 등 전력 소모량이 높은 고사양 제품 특성상 제품당 신뢰성 평가 용역의 단가 측면에서 수혜가 예상된다”며 “큐알티는 HBM 신뢰성 평가 시 D램 대비 제품 하나당 약 3배의 장비사용 보수를 수임하게 된다. 향후 다수 응용처에 걸쳐 연산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미뤄 봤을 때 HBM을 비롯한 고사양 제품들의 신뢰성 평가에 대한 수요와 장비사용 보수료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수출 규모도 점차 늘리는 추세다. 기존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중심에서, 올해는 현지 신규 거래선 유치에 집중해 매출을 확대한단 방침이다.
이외에 인공지능(AI) 반도체 매출 비중도 올해 확대될 전망이다. 큐알티는 지난해 국내 추론용 AI 칩 전문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리벨리온과 AI 반도체 신뢰성 평가를 통한 품질 확보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AI 쪽에서 리벨리온을 중심으로 국내 스타트업들이 사업을 시작한 상황이어서 관련 매출이 늘어난다면 올해는 사상 최대 매출을 한 번 더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가 작년보다 외부 환경은 확실히 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