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웨이퍼 출하량 전년 比 2.7% 감소···매출도 6.5%↓

자료=SEMI,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자료=SEMI,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전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이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 2023년 4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인공지능(AI)과 고성능컴퓨팅(HPC) 시장 확대에 힘입어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일 전자산업 공급망 산업협회인 SEMI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은 122억6600만in²(제곱인치)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지난 2023년에도 전년 대비 14.3% 급감한 126억200만in²에 그친 바 있다.

출하량과 함께 매출도 감소세를 보였다. 실리콘 웨이퍼 매출액은 지난 2022년 138억달러(약 20조1600억원)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123억달러(약 17조9700억원), 2024년은 전년 대비 6.5% 줄어든 115억달러(약 16조8000억원)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지속했다.

시장 상위권 업체들도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세계 2위 업체인 일본 섬코는 지난해 매출 3966억1900만엔(약 3조8700억원), 영업이익 369억2400만엔(약 360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9%, 49.5% 감소했다. 독일 실트로닉 역시 매출이 전년 대비 6.8% 줄어든 14억1300만유로(약 2조 1442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16.1% 하락한 3억6400만유로(약 5522억원)에 그쳤다.

반면 국내 기업인 SK실트론은 비교적 선방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조5473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소폭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7% 감소한 2058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1위 업체인 일본 신에츠화학공업이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했다. 신에츠의 지난해 매출은 1조9297억엔(약 18조8290억원), 영업이익은 5844억엔(약 5조700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8%, 4.5% 증가했다.

SEMI는 산업용 반도체 시장의 더딘 재고 조정이 웨이퍼 출하량과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리 청웨이 SEMI 실리콘제조그룹(SMG) 회장은 “생성형 AI 및 신규 데이터센터가 첨단 파운드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다른 최종 소비자 시장은 여전히 과잉 재고로부터 회복 중”이라며, “많은 고객사의 실적 발표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산업용 반도체 시장은 여전히 강한 재고 조정 국면에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시장 성장세에 힘임어 올해부터 웨이퍼 출하량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부터 전체 시장 반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12.6% 증가한 7050억달러(약 1029조3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IDC는 이보다 높은 15% 이상 성장률을 예측했다.

IDC 관계자는 “예상을 뛰어넘는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요구와 HPC, AI 분야가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회복의 중심축을 형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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