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영업기밀 유출 사례 막아야
게임 이용자, 먼저 유출 알리고 불매 선언
도덕적 소비자 늘어···유출 개발자 설 곳 잃을 것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넥슨 출신의 게임 개발자들이 퇴사하면서 영업기밀을 유출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업계에 혼란이 커졌다. '블루 아카이브'와 프로젝트 'P3' 개발에 참여했던 이들이 미공개 프로젝트 정보를 활용한 신작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경찰은 최근 블루 아카이브 개발진이 퇴사 후 설립한 개발사 '디나미스원'을 비공개 프로젝트 유출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넥슨은 디나미스원 관계자들이 미공개 신작 프로젝트 정보를 무단으로 반출한 정황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

디나미스원은 작년 9월 '프로젝트KV'를 공개했지만 블루 아카이브와 유사하단 비판을 받아 일주일 만에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하지만 이후 미공개 신작 프로젝트 정보를 유출했단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 외에도 넥슨은 퇴사자들이 세운 기업 '아이언메이스'와 4년간 법정 공방을 이어왔다. 과거 신규 개발 프로젝트 'P3'의 팀장 최씨가 소스코드 등 정보를 유출해 '다크앤다커'를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달 1심에서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영업비밀을 유출해 관련 피해액 85억원을 배상하란 판결을 내렸다.

법정 공방 전례에도 유출이 반복되며 업계 신뢰 저하 우려가 커졌다. 기밀 유출을 막기 위한시스템을 강화해도 퇴사자의 유출을 완벽히 통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다만 디나미스원 사례에서 이용자들이 먼저 도용을 비판하며 문제를 조기에 발견한 점은 긍정적이다. 게임 팬들은 기존 게임과 유사한 점을 발견해 X(트위터) 등에 공유하며 불매를 선언하는 등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프로젝트 조기 중단으로 이어졌다.

게임 이용자들은 직접 게임 세계에서 콘텐츠와 상호작용을 한다. 게임 팬들은 먼저 부정행위를 알아차리고 강하게 저항한다. 게임사의 불공정한 행위에 분노한 게임 팬들이 트럭을 보내 시위하는 경우도 있다.

영업기밀 유출은 단기적 이익에 눈 먼 행동일 뿐이다. 이런 사례들이 반복될수록 이용자들의 발발은 더 커지게 된다. 이전 게임사를 속이고 영업기밀을 유출했을지 몰라도 소비자는 속일 수 없다. 최근 도덕적 소비를 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영업비밀 유출한 개발자, 개발사는 설 곳을 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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