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무관 두 명 사망으로 직원들 충격 받아 
코로나 이후 업무 과중으로 부 직원들 지친 상태   
정부는 업무 재편과 인원 충원 등 방안 강구해야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보건복지부에 소속된 두 사무관의 사망은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원들에게 충격을 준 사건이다. 연금정책국에서 근무하던 A사무관의 경우 이달 초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당초 과로사로 알려졌지만 이후 유서를 남기고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질환이 있던 B사무관은 휴직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국민들 육체와 정신건강, 복지정책을 다루는 정부중앙부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국민들이 복지부 직원들 건강과 복지를 우려하는 상황에 처했다. 우선 복지부는 그동안 파워는 약하고 업무는 많은 대표적 부처였다. 적지 않은 부처 업무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 확산으로 폭증했다고 한다. 소속 부서 업무는 기본이고 코로나 관련 업무까지 하다 보면 야근은 당연했다는 전언이다.

코로나 업무 전담을 맡았던 당시 복지부 과장은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숨 돌릴 틈 없이 일했다고 회고했다. 점심과 저녁 식사는 도시락으로 10분 내 처리가 보통이었다고 한다. 코로나가 가라앉은 후에는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로 인한 지원 업무가 있었고 2024년에는 의정갈등 발생으로 업무강도는 점점 높아졌다. 게다가 현 정부 출범 후에는 의료개혁과 연금개혁을 복지부가 떠맡았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과중한 업무 부담은 복지부에 대한 직원들 자부심을 약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한다. 워라밸과 자기개발은 커녕 잠이라도 실컷 잤으면 하는 직원이 하나둘이 아니다. 평일은 업무로 분주하고 일이 많으면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와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현실적으로 복지부를 떠나기도 어렵다. 다른 정부중앙부처에서 공직생활을 계속하려면 해당 부처에서 복지부로 전입을 희망하는 직원이 있어야 한다. 일대일 트레이드를 해야 하는데 복지부에 일 많다고 소문이 나서 원하는 관료도 없다고 한다. 부처가 아닌 청 단위 기관을 물색해도 역시 희망자는 찾기 어렵다.

복지부 내 인사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외부에서 보면 행정고시 출신을 주류로 판단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아니다. 복지부에 소속된 행시 46회는 13명으로 파악된다. 46회를 시작으로 행시 동기가 10명이 넘고 최대 16명인 기수도 있다. 이처럼 동기가 많고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스트레스가 적지 않고 승진도 적체된 상황이다. 자칫 동기간 승진경쟁에서 밀리면 실장은 커녕 최악의 경우 국장 승진도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한다.

복지부 관료들은 똑똑하고 인성이 뛰어난 우리 이웃이다. 혹시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 그들에게 오직 국민에 대한 봉사와 애국심, 희생을 요구하는 독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공무원도 승진하고 일한 만큼 보수를 받아야 만족감을 갖고 버틸 수 있다. 교과서와 현실은 다르다. 

현 정국이 불안하고 예측이 어렵지만 오는 5월이나 6월이 되면 일부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의료개혁과 연금개혁을 포함한 복지부 업무를 다시 검토하고 재편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조직개편과 인원 충원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 우리 이웃이 휴식을 취하며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행한 사태가 계속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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