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백인환 대표와 백인영 상무, 경영총괄과 헬스케어 담당  
최대주주는 백승열 부회장, 증여세가 경영승계 현실적 난관
건기식과 화장품 사업 성과, 경영승계와 지분율에 영향 예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2세 경영에서 3세 경영으로 넘어가는 대원제약에 향후 사촌경영이 어느 시점 정착할 지 주목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제약사인 대원제약은 1996년 창업주인 백부현 회장이 작고하면서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형인 백 회장은 1956년생, 동생 백 부회장은 1959년생이다. 이같은 백승호·백승열 각자대표 체제는 지난해 1월 종료됐고 현재는 백승열 부회장과 백인환 사장이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백 회장과 백 부회장은 각각 2남씩 두고 있다. 백 회장 장남은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이사 사장이다. 차남은 백인성씨다. 백 부회장 장남은 백인영 대원제약 상무다. 차남은 백인재씨다. 1984년생 백 대표와 1989년생 백 상무는 각각 대원제약 경영총괄과 헬스케어 사업을 담당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미국 브랜다이즈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백 대표는 2011년 대원제약 마케팅팀에 사원으로 입사한 후 2016년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2019년 전무로 승진했다. 2023년 경영총괄 사장에 오른 그는 지난해 1월 대표를 달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원제약 지분구조를 보면 백승열 부회장 11.34%, 백승호 회장 9.63%, 백인환 대표 5.80%, 양재진 3.83%, 백인영    상무 2.92%, 백인성 1.14%, 백인재 1.14% 순이다. 최대주주는 백 부회장인데 형인 백 회장보다 지분율이 높은 것이 눈에 띈다.

5% 이상 주주를 보면 9.55% 지분을 보유한 FIDELITY PURITAN TRUST FIDELITY LOW PRICED STOCK FUND가 주목된다. 세계 3대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대원제약 외에도 국내 유망한 제약사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원제약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37.69%로 집계된다. 이에 외견상 안정적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2세 친형제가 3세 사촌형제로 이어지며 지분이 엇비슷해 조속하게 사촌경영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 난관은 있다. 백 부회장의 11.34% 지분과 백 회장 9.63% 지분을 백 대표와 백 상무에게 균등하게 나눠주거나 아니면 한쪽으로 몰아주더라도 증여세를 피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백 부회장과 백 회장 지분을 합치면 20%를 넘는데 현행 규정대로라면 수백억원대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며 “오너일가 입장에서는 부담스런 규모”라고 말했다. 지난해 1년 동안 지루하게 진행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도 발단은 상속세였다.

이와 관련, 대원제약은 향후 3세 경영 정착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유보했다. 3세 경영을 준비하거나 검토하는 움직임도 알려진 내용이 없는 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대원제약은 3세 경영보다는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고 최근 수년간 진행한 사업다각화의 내실 있는 운영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 대원제약은 2021년 건강기능식품 사업 확장을 위해 극동에치팜(현 대원헬스케어) 지분 83.5%를 141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2023년 11월 400억원을 투자해 화장품업체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한 바 있다.

공교롭게 대원헬스케어와 에스디생명공학을 두 축으로 한 대원제약 신사업을 백 상무가 맡고 있어 주목된다. 본사 헬스케어를 담당하는 그가 대원헬스케어 대표이사와 에스디생명공학 사내이사를 겸직하는 것이다. 과거 백 회장이 대원제약 경영과 영업을, 백 부회장이 연구개발을 맡았던 사례가 연상될 정도로 백 대표와 백 상무 업무분담이 명확된 상황으로 분석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단, 에스디생명공학 경영상황이 녹록치 않아 수익을 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해 잠정 매출이 345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26.5% 하락했다. 영업손실은 115억원이다. 반면 대원헬스케어가 주축으로 분석되는 연결기준 대원제약 건기식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219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상황이다. 결국 대원헬스케어와 에스디생명공학 실적 등 신사업 성과는 백 상무의 대원제약 내 입지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나아가 향후 3세 사촌경영과 지분구조에도 여파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대원제약은 당분간 현행 체제를 유지하며 경영실적 제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사업다각화가 자리잡으면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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