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중세 시대 인물 중심 스토리
선택한 대화 기반 성장, 스토리 변화
느리지만 정교함 강조한 전투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할수행게임(RPG)은 많지만 실제로 중세를 살아가는 느낌을 주는 게임은 드물다. '킹덤컴:딜리버런스2(이하 킹덤컴2)'는 그 드문 사례를 구현했다. 단순한 액션이나 전투가 아니라 15세기 보헤미아 왕국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경험이 게임의 핵심이다.
킹덤컴2는 체코 중소게임사 워호스스튜디오가 만들어 스팀과 콘솔로 5일 글로벌 출시됐다. 이 게임은 15세기 보헤미아 왕국 일대를 배경으로 중세 시대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주인공 '헨리' 대화나 행동으로 게임이 전개되면서 실제 중세 시대를 살아가는 느낌을 전달한다.
킹덤컴2는 선택의 연속이다. 이용자가 구상한 헨리의 성향과 능력을 기반으로 선택하게 된다. 정답이 없어 이용자 판단과 선택에 따라 전개가 달라진다.
게임은 서민의 일상을 다룬다. 주인공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은 부족한 면이 있는 평범한 인물들이다. 수프를 마시고 강아지에게 줄 먹이를 찾는 등 일상생활도 게임 전개 요소가 된다. 전쟁이 일어나는 중세 시대지만 영웅이 되기 위한 완벽한 답을 찾을 필요가 없다. 영웅이 되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이용자가 의사 결정하는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길만 택하지 않아도 된다. 정의의 사도가 될 수도 있지만 비도덕적인 선택을 해도 게임은 계속된다.
악행을 저지를 수도 있다. 의외의 선택을 쌓아 우여곡절 많은 스토리를 전개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선택에 따라 예상치 못한 위험이 발생한다. 그에 따른 책임은 철저히 이용자 몫이다. 선택으로 발생한 변수에 사망하면 이전 단계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기본 스토리 전개를 위한 임무 수행은 의무다. 다음 스토리 단계로 넘어가려면 과제들을 수행해야 한다. 평소라면 주변 인물들 말을 무시할 수 있지만, 임무 수행과 연관된 대화는 단서를 찾기 위해 귀 기울여야 한다.
행동 우선순위를 지키지 않아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집에 들어온 괴한의 시체를 먼저 처리하지 않으면 다른 도적들이 집에 들이닥치는 등 위험에 빠지게 된다. 빠른 진행을 위해 대화를 넘겨버렸던 기존 RPG와 달리 임무의 단서를 주는 대화가 중요해졌다.
사실적인 게임 체험을 위해 편의성을 제거해 새롭게 고려할 요소들이 생겼다. 허기가 지면 음식을 먹어야 하고, 피가 나면 붕대를 감아야 한다. 심지어 더러운 몰골이면 사람들과 대화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엄격한 규칙에 콘텐츠 진행에 방해를 받아 피로감이 들 수도 있다. 동시에 가상 상황이지만 현실과 연관된 규칙으로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준다. 이용자는 중세 시대에 살았다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된다.
주인공의 성장 역시 선택에 따라 방향이 갈린다. 대화에서 답변 선택에 따라 능력치가 향상된다. 언변이 뛰어난 조언자로 성장하거나 숨어서 활동하는 순찰자 등 이용자가 육성 방향을 지정하게 된다. 완력 중심의 선택으로 병사가 될 수 있다.
전투도 현실적이다. 중세 시대 결투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빠른 액션이 아니라 무겁고 느린 전투 방식을 택했다.
빈틈을 노리는 한 합에 중심을 뒀다. 상대 공격을 막은 다음 공격하고 방어가 힘든 곳을 찌르는 등 세밀한 전투를 벌이게 된다. 전쟁에서도 활, 검 등 무기를 다루는 속도가 느리다. 시원하고 빠른 액션을 강조하는 RPG와 전투 방향성이 다르다. 중세 기사 결투장을 체험하는 느낌이다.
킹덤컴2는 현실성 있는 요소들을 게임에 반영해 실제 중세 시대를 사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스토리와 영상 기반 전개로 실제 세계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만 기존 빠른 게임을 즐겼던 이들에게 스토리 전개와 전투 속도는 느리게 다가올 수 있다. 스토리와 시대상을 천천히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이 게임은 출시 후 하루 만에 100만장 넘게 판매됐다. 지난 6일 글로벌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최다 동시 접속자 18만명을 넘어섰고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1만3천개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전체 평가 중 긍정적인 평가가 92%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