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브라질법인 매출 전년比 50% 성장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존속법인에서 운영 계획
2027년 전체 매출 비중 50%까지 확대 목표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하나마이크론의 해외 주력 사업을 담당하는 브라질법인이 지난해 흑자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법인은 메모리 회사로부터 구매한 웨이퍼를 완제품으로 가공한 뒤 세트 업체에 판매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해 모바일, PC 수요 부진에도 신규 고객사를 유치하고 서버향 생산 확대에 성공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하나마이크론 브라질법인은 지난해 연간 매출 2000억원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매출 1675억원 대비 50%가량 성장한 수치다. 수익도 8% 영업손실률을 기록했던 지난 2023년과 달리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해 한자릿수 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이 예상된다.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마이크론은 지주회사로 전환 이후 브라질법인에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다. 회사는 올해 작년 대비 더 성장해 연간 매출 3000억원을 넘어서겠단 목표다.
하나마이크론은 지난달 투자회사 겸 지주사 역할을 맡을 하나반도체홀딩스(존속법인)와 반도체 후공정(OSAT) 사업을 담당할 하나마이크론(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신설법인은 베트남법인의 OSAT 사업을, 존속법인은 소재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하나머티리얼즈와 브라질법인을 운영한다.
하나마이크론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브라질법인의 향후 추가 투자 여건을 확보하고, 사업 확대를 가속화한단 방침이다. 지난 2023년 기준 전체 25%를 차지했던 매출 비중을 2027년 50%까지 늘리고, 매출액 또한 2030년 5억달러(약 7200억원)를 달성하겠단 목표다.
하나마이크론 관계자는 “올해 브라질법인 실적은 작년보다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중간에 생산능력(캐파)이 부족해서 증설을 추진했는데, 그 증설한 캐파도 현재 최대치로 돌리고 있어 이런 부분이 올해 온기로 다 반영된다면 3000억원 이상 매출액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라질법인 실적이 괜찮아지는 만큼 추가 투자 또는 나중에 외부조달을 받기 위한 기업공개(IPO)까지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방향성이 확정되되 않았지만, 지주사로 전환하면 향후 대응하는 데 더 수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베트남법인 역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올해는 작년 대비 30% 이상 더 성장할 전망이다.
베트남법인은 SK하이닉스 전용 라인으로 구축한 2공장(하나마이크론 Vina, V2) 가동 이후 매출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전체 매출에서 SK하이닉스 비중도 지난해 7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베트남법인 매출도 확대됐지만, 국내 본사에서 대응 중인 삼성전자 메모리 수요가 부진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마이크론은 향후 베트남법인 매출 목표치를 2027년 9억5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 2030년 12억달러(약 1조7000억원)로 제시했다.
지난해 증설을 추진했던 국내 아산사업장 신규 라인도 최근 가동을 본격화했다. 아산공장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개발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최종 테스트를 담당한다. 하나마이크론은 지난해 7월부터 686억원을 투입해 아산 공장 테스트 신규 설비를 구축했다. 같은해 4분기부터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아산사업장 매출은 전년 대비 25%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마이크론은 오는 4월 회사 인적분할을 내용으로 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5월 8일 분할주주총회를 위한 주주확정 절차를 거친 뒤 6월 주주총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8월 변경상장 및 재상장하는 일정이다. 분할 비율은 신설회사인 하나마이크론이 67.5%, 존속회사인 하나반도체홀딩스가 32.5%다.
하나마이크론 관계자는 “그간 복잡한 사업구조로 인해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왔는데, 지주회사 전환으로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체제 개편으로 경영권 및 지배구조 안정화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