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카카오·크래프톤 총출동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 가속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4일 샘 울트먼 오픈AI CEO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헀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4일 샘 울트먼 오픈AI CEO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헀다. / 사진 = 연합뉴스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생태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올트먼 CEO는 방한 기간 동안 국내 주요 기업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AI 협력 관계를 확대했다. 

올트먼 CEO는 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최 회장을 비롯해 SK그룹 AI·반도체 부문 최고경영진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이 동석했다. 

SK와 오픈AI는 AI 반도체 및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과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이 대화의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오픈AI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맞춤용 AI 반도체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HBM은 AI 반도체 성능을 결정짓는 핵신 요소로 꼽힌다.

최 회장은 지난해 올트먼 CEO와 두 차례 만난 바 있다. 지난해 1월 서울에서 회동한데 이어 6월 미국 출장 중 샌프란시스코 오픈 AI 본사를 찾아 AI 기술 발전과 산업 전망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 사진=AFP 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 사진=AFP 연합뉴스

올트먼 CEO는 이날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AI 사업 관련 기자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함께 무대에 오른 그는 양사 제휴를 공식화하고 카카오톡, 카카오맵, 개발 중인 AI 비서 서비스 카나나 등에 오픈 AI 기술을 적용할 계획을 밝혔다. 

게임업계와의 협력도 이어졌다. 올트먼 CEO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와 만나 두 AI 기반 게임 기술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크래프톤이 개발한 AI 캐릭터 CPC와 생성형 AI를 활용한 자동화 기술 등이 핵심 주제로 다뤄졌다. 구체적으로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CPC와 게임에 특화된 AI 모델 개발 등에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CPC는 정해진 반응만 하는 NPC와 달리 상황을 인식해 게임 이용자와 협력하는 등 상호작용하는 특징을 지닌다. 크래프톤은 올해 IT 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CPC 기술을 공개했다. 이를 ‘배틀그라운드’와 ‘인조이’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올트먼 CEO는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3자 회동을 한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한 행보로 해석된다. 국내 일정을 마치고 인도 뉴델리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CEO는 이날 오픈AI가 개최한 비공개 워크숍 빌더랩에서 “한국은 반도체, 에너지 등 AI 관련 강력한 산업을 보유했다.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국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의 세 번째 방한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가 부상하는 시점에서 이뤄졌다. 삼성, SK, 카카오 등 국내 기업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전략 행보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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