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인천드림파크 부지 개발
김동선 한화리조트 부사장 주도
신세계 스타베이시티. 관광단지 승인
연내 조성계획 승인·2026년 착공 목표
지자체 추진 의지 강해···“자금 조달 관건”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수도권 남부권이 테마파크 개발로 들썩이고 있다. 한화와 신세계는 인천 서구와 경기 화성에 각각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개발 완료 후 가치 상승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자금 조달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500억원을 투입해 인천드림파크 승마장 부지에 승마장과 아쿠아리움, 놀이기구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렸던 드림파크 승마경기장이다. 축구장(7140㎡) 24개 크기로 면적만 17만㎡에 달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15일 인천시와 테마파크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개발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2027년 개장을 목표로 테마파크가 들어서면 연간 최소 20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직접 주도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승마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바 있다. 평소 한국 승마산업의 대중화를 강조해 온 만큼 이번 개발에도 이러한 기조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인 한화넥스트(승마 경기장), 한화푸드테크(외식), 한화아쿠아플라넷(아쿠아리움) 등과 협업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한국판 디즈니랜드’를 표방하는 글로벌 테마파크 조성에 나섰다. 경기 화성시 송산면 일원 285만㎡(약 86만평) 부지에 ‘화성국제테마파크’(스타베이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해당 부지가 경기도로부터 관광단지 승인을 받았다. 경기도 최대 규모 관광단지이자 화성시 최초의 관광단지다.
4조5700억원이 투입되는 스타베이시티는 테마파크, 워터파크, 스타필드, 골프장, 호텔·리조트, 공동주택 등이 집약한 복합단지 개발사업이다. 지난해 10월엔 글로벌 미디어그룹 ‘파라마운트글로벌’을 테마파크 지식재산권(IP)사로 유치해 세계적 수준의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내 관광단지 조성계획을 승인받아 2026년 착공, 2029년 개장이 목표다.
스타베이시티는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추진하는 역점 사업이자 그룹 역사상 가장 많은 개발비가 투입되는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 역시 “신세계그룹이 가진 모든 사업 역량을 쏟아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며 각별한 애정을 나타내왔다. 정 회장의 경영 철학이 집약된 신세계그룹 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방자치단체도 두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다. 한화의 드림파크 부지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의 운영사업자 공모에서 여러 차례 유찰된 바 있으며 신세계의 화성국제테마파크 역시 2007년 첫 구상 이후 두 차례 무산된 전례가 있다. 이번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입 효과가 클 전망이다. 신세계와 화성시는 테마파크가 연간 3000만명이 방문하는 아시아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고용·생산·부가가치 유발 효과도 70조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양사 모두 재무적 과제를 안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조5000억원 규모 아워홈 인수전에 참여 중이고 제주 애월 포레스트관광단지에도 1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 여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세계 역시 이마트 실적이 더디게 회복되는 상황에서 적자를 기록 중인 신세계건설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으로 그룹 전체에 재무 부담이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각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인허가 진전을 고려할 때 사업 추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대형 사업인 만큼 재원 조달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