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엔 일시적인 판매 제약 발생”
올해 HBM 성장률 전년 대비 2배 이상↑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등 주요 거래선 납품을 위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개선제품의 공급 증가가 올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시장 수요에 맞춰 해당 제품 생산능력을 확대함으로써 작년 대비 2배 이상의 HBM 성장률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3E 개선제품을 계획대로 준비 중이며, 일부 고객사엔 1분기 말부터 양산 공급할 예정이지만, 개선제품에 대한 가시적인 공급 증가는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1분기엔 HBM 제품에 대한 일시적인 판매 제약이 발생할 것”이라며, “최근 미국 정부에서 발표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영향뿐만 아니라 당사의 개선제품 계획 발표 이후 주요 고객사의 기존 수요가 개선제품 쪽으로 옮겨가며 HBM의 일시적인 수요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앞서 직전 분기 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는 주요 거래선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과제에 맞춰 최적화된 HBM3E 개선 제품을 추가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존 HBM3E 제품과 병행해 개선제품을 신규 과제향으로 추가 판매해 수요 대응 범위를 늘리겠단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4분기엔 지정학적 이슈와 함께 올 1분기 목표로 준비 중인 HBM3E 개선제품 계획의 영향이 맞물리면서 HBM 수요에 일부 변동이 발생했고, 그 결과 4분기 HBM 매출은 당초 전망을 소폭 하회한 전분기 대비 1.9배 수준의 성장을 기록했다”며, “3분기부터 우리는 HBM3E 8단, 12단 제품을 양산 판매 중이며, 4분기엔 다수의 GPU 공급사와 데이터센터 고객향으로 HBM3E 공급을 확대했고, HBM3E 매출이 HBM3(4세대) 매출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16단 HBM3E 시제품도 제작해 주요 거래선에 공급하고 기술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제품인 HBM4(6세대)와 HBM4E(7세대) 개발도 가속화한다.
김 부사장은 “올해 2분기 이후엔 고객 수요가 8단에서 12단으로 기존 예상 대비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리는 개선제품을 고객 수요에 맞춰 램프업(대량 양산에 들어가기까지 생산능력의 증가)을 하면서 올해 전체 HBM 빗(bit)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수준 확대할 것”이라며, “HBM3E 16단의 경우 고객 상용화 수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16단 스펙 기술 검증 차원에서 이미 시제품을 제작해 주요 고객사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c 나노 기반 HBM4는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기존 계획대로 개발 중”이라며, “HBM4 및 HBM4E 기반의 맞춤형(커스텀) HBM 과제들도 기존 계획에 맞춰 고객사들과 기술적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산업이 단기적으로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부턴 모바일, PC 제품에 대한 재고조정이 완화되면서 메모리 수요 또한 점차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PC, 모바일 응용처에서 1분기까지 재고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 데이터센터향 메모리 수요도 이연되면서 외부 조사기관들은 모바일뿐 아니라 그간 견조했던 서버향 DDR5와 SSD조차도 1분기 가격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면서도, “메모리 수요는 2분기부터 회복할 전망이다. 모바일과 PC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면 수요가 개선될 것이며, 서버도 업계 내 GPU 공급 개선과 함께 뒤늦게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거시경제 추이와 반도체 수출 통제 등 지정학적 이슈가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만큼 시장을 지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