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兆 초대형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 임박
정부 판단 따라 수의계약·경쟁입찰 중 선정방식 결정
경쟁입찰 가닥시 물밑경쟁 재점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8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를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사업자 선정이 완료된다.
정부는 최근 현장실사를 마무리하고 향후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중 어느 방식을 택할지 발표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양사 중 한 곳으로 결정될지, 눈치싸움이 계속될지 정해지기 때문에 사업자 선정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KDDX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톤(t)급 차세대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개념설계와 기본설계, 상세설계,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이 중 개념설계는 201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따냈다. 일반적으로 기본설계를 수행하는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상세설계 및 초도·후속함 등을 건조한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군사기밀 탈취 및 유포 등의 혐의로 2023년 유죄를 선고받으며 결격 사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한화오션은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을 통해 KDDX 수주기업을 정하자고 주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한화오션을, 이달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조선소를 찾아 제조시설과 품질검사, 생산인력 등을 확인하는 절차로 KDDX 방산업체 지정을 위한 것이다.
현장 실사 결과는 국군방첩사령부의 보안 진단을 거쳐 발표된다. 시장에선 현대중공업·한화오션 모두 방위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2곳 모두 방산업체로 지정될 것으로 본다.
양 사는 지난해 KDDX를 둘러싸고 나타난 각종 법정 다툼을 일단락해 화해 무드를 조성했다. 하지만 경쟁입찰로 가닥이 잡힐 경우 초대형 프로젝트를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또다시 치열한 ‘물밑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KDDX 사업은 7조8000억원이라는 수주금액뿐만 아니라,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신규 방산 일감을 계약할 때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해외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프로젝트 계약은 수십조원의 가치를 지닌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