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이윤 창출 수단으로만 봐선 안 돼
[시사저널e=장민지 경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최근 팬덤 테크란 용어가 부상하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팬덤 비즈니스, 즉 경제적 활동으로서의 팬 수행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데이터를 수집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팬덤 플랫폼이 비약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팬덤-비즈니스-모델이란 용어가 일상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팬덤이 만들어내는 생산물은 금전적 이윤을 위한 동기로 생산되는 것은 아니지만, 산업의 영역에 포함되는 팬 대상으로 인해 팬과 창작자, 기업 간의 관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구축하고 강화하는 기술과 서비스가 생산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팬덤 테크는 디지털 플랫폼,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 체인 등의 기술을 활용해 팬덤 활동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상업적으로도 가치를 창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팬덤 테크는 팬들이 소통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팬덤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엔터테인먼트사가 가진 자신 중 하나를 팬덤으로 보는 관점이 증가하면서, 팬덤은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엔터사가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는 관점을 견지하게 됐다.
이 관점에서 팬덤은 2차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생산, 마케터 및 서브 콘텐츠 생산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중요한 무형 자산이 된다. 이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 팬덤의 소속감을 통해 연대하게 하고, 커뮤니티를 생산할 수 있게 하는 팬 네트워크 플랫폼이 중요해졌다.
대표적으로 위버스, 비스테이지, 팬 카페 커뮤니티 등이 있다. 여기서 팬들이 만들어내는, 거기 있음으로서 제공되는 데이터들은 또다시 산업적으로 이용돼 팬덤 테크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원동력이 된다. 팬들이 플랫폼에서 (자신도 모르게 제공한) 소비 패턴, 취향, 활동 데이터 등은 다시 팬들에게 맞춤형 콘텐츠와 경험을 제공하며 이로 인해 더 많은 산업적 이윤을 가능하게 한다.
팬덤 테크는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 팬들이 어디서나 소통하고 활동할 수 있게 한다. 이전까지와 달리 팬덤 테크는 팬덤 활동이 단순한 소비로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팬들 자체가 중간 매개자가 될 수도 있으며, 참여형으로 전환되면서 더 깊은 팬 경험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돼 일상적인 ‘몰입감’을 지속할 수 있게 한다.
위버스로 대표되는 팬덤 전용 서비스 플랫폼은 크리에이터와 기업이 팬덤을 기반으로 독립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 다양한 독점 콘텐츠 제공과 팬 소통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팬덤을 깊고 넓게 확장하는데 효과적이다.
문제는 성공적인 팬덤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산업적 고찰이다. 최대 이윤을 창출해 내는 것이 과연 ‘성공적’인 팬덤 구축인가에 대한 고민은 기업으로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시 말해 팬덤 구축의 주요 목적이 최종적으로 무엇인가를 우리는 다시금 살펴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팬덤 테크는 어느 한 곳을 위한 매개가 아닌, 팬덤과 기업 모두에게 이윤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단지 팬덤을 이윤 창출을 위한 발판으로서만 간주한다면, 결과적으로 정서적 감응이 동반될 수밖에 없는 팬들의 외면을 받기 쉽다. 팬들은 비인간이 아니다. 결국 이 문장에 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