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기 초기, 정책 이슈 민감도 높을 것으로 전망
조선·AI·엔터테인먼트·바이오·방산 등 업종 주목
선반영 속 옥석가리기 전망···새롭게 나올 정책 살펴야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이 하루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증시 수혜 업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재점화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 관련 이슈가 취임 초기에 더욱 조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 AI(인공지능), 방산 등이 관심 업종으로 꼽히면서도 선별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현지 시간으로 20일 오후 12시(한국 시각 21일 오전 2시)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트럼프 정부는 이번이 두 번째 출범으로, 트럼프는 앞선 2017년 제45대 대통령에 오르면서 4년 간 임기를 채운 바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투자 시장에서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의 슬로건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앞세워 공격적인 정책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이미 트럼프 당선인은 “임기 첫날은 독재자”라며 이민과 관세 등 100여개의 무더기 행정명령을 내릴 것을 예고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2기 수혜업종 찾기도 재차 진행되고 있다. 우선 국내 증권가에서는 지난해부터 조선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적으로 협력을 요청한 업종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발생할 경우 주가가 들썩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인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미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는 이달 6일 라디오 방송에선 “해군 선박 건조에 동맹국을 이용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우선적으로 미국 군함의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 시장은 20조원 규모로 평가받는다.
AI도 트럼프 정부에서 관심을 지속해야 할 업종으로 제시됐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정부의) 관세·감세 영향에서 자유로운 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유력한 후보 산업 중 하나는 AI 쪽이다. 정책 불확실성이 커져도 AI 테마는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비슷한 전략으로 엔터테인먼트 업종도 제시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콘서트 매출은 서비스 소비이고,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재화인 앨범과 기획상품(MD)은 소비자에게 가격으로 전가할 수 있다”며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저점에서 반등하는 모습인 데다 신규 실적 모멘텀도 존재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의 재집권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에도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그중에서도 바이오시밀러와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 업종이 반사 이익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인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약가 인하 정책,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생물보안법 등 정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국내 방산 역시 트럼프 시대에서 수출 확대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세계의 경찰’ 역할에 대해 회의적으로, 세계 각국이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국방비 지출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가 높은 국내 방산업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미 이들 업종의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업종 내 차별화 양상도 진해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조선업종을 비롯한 수혜업종들은 이미 가파르게 상승한 모습”이라며 “트럼프 정책이 숫자로 연결될 수 있을 만한 기업들이 재조명될 것으로 보이고 새롭게 나올 정책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