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바이오업체·제약사, CMO나 CDMO 사업 진행···“CMO가 업계 흐름으로 지속” 전망
영진약품, 항생주사제동 확충으로 생산능력 늘려···일본·중국 등 수출, 매출비중 10% 넘어
유유제약, 동일성분 전문·일반약 병행 생산···‘오메가3’ 등 2개 성분 수주, 전체 매출 1/3 점유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대형 업체들이 CMO와 CDMO를 활발히 진행하는 가운데 중견 제약사인 영진약품과 유유제약도 CMO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대형 바이오 업체, 유한양행, 대웅제약, 보령, 휴온스 등 대형 제약사들이 CMO(위탁생산)와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업체 사정에 따라 주력품목이 다르고 CMO냐 CDMO냐 등에 차이가 있을 뿐 사업 확대 움직임은 유사하다. 이같은 흐름에는 중견 제약사도 동참하는 분위기인데 최근에는 영진약품과 유유제약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업체 규모가 크면 개발까지 수주 받는 CDMO 사업으로 진행하는 경향이 파악된다”며 “하지만 세세하게 CMO와 CDMO를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우선 영진약품은 경기도 화성시에 소재한 남양공장 항생주사제동 준공 기념식을 최근 개최하며 CMO 사업 확대를 선언했다. 2022년 9월 시작한 항생주사제동 증축은 지난달 하순 준공 승인을 받았다. 향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GMP(제조품질관리기준) 승인이 완료되면 영진약품은 기존 800만 바이알에서 2000만 바이알로 항생주사제 생산능력을 늘리게 된다.
항생제란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항생 물질로 된 약제를 지칭한다. 항생제는 다른 미생물이나 생물 세포를 선택적으로 억제하거나 죽인다. 통상 분말주사제와 정제, 캡슐제, 세립건조시럽 등으로 구분된다. 영진약품의 주사제 매출은 항생제의 60% 가량 점유하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주사제동 준공은 기존 항생제 중 주사제 비중을 확대하고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영진약품은 그동안 항생제 CMO에 주력해온 제약사로 꼽힌다. 세파계 항생제를 일본과 중국 업체로부터 수주받아 생산, 수출해온 것이다. 특히 ‘UBE’사와 ‘사와이’사 등 일본 업체 대상 항생제 수출은 전체 CMO 매출의 90% 이상을 점유해왔다. UBE사의 경우 항생제 공급계약은 2018년 7월 개시됐으며 매출의 7.5% 비중을 차지했다. 나머지 10% 물량은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라는 회사측 설명이다. 영진약품은 지난해 9월 중국 원료의약품 업체 ‘중산벨링’과 세파계 항생제 ‘세프카펜’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영진약품은 최근 공장 증설로 생산력이 향상된 만큼 향후 세파계 항생제 CMO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며 GMP 승인 후 수주 활동을 적극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전체 매출의 11.7%인 222억원 중 대부분이 항생제 CMO 매출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중견 제약사는 ‘선택과 집중’ 원칙을 중시하는데 영진약품은 항생제 수탁생산에 올인하는 모습”이라며 “일본 위주에서 벗어나 국내 업체 등으로 수주를 다변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유제약도 연초부터 CMO 사업 확대에 나섰는데 기존 일반의약품과 별도로 전문의약품 허가를 받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유제약은 최근 전문약 ‘펙소원정60mg’을 허가 받았는데 이 품목은 회사가 기존 생산하는 일반약 ‘펙소지엔정60mg’과 성분이 동일하다. 성분명은 ‘펙소페나딘염산염’이다. 펙소페나딘 성분은 알레르기 질환 등에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제약사가 동일 성분으로 일반약과 전문약 허가를 별도 받아 생산하는 것은 업계에서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유제약은 CMO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유유 관계자는 “전문약 펙소원정60mg은 다른 제약사로부터 수주 받아 생산하기 위해 허가를 받았다”라며 “쉽게 설명하면 수탁생산용 허가 취득”이라고 설명했다. 즉 동일 성분 일반약과 전문약을 대상으로 CMO 사업을 병행해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유제약에 따르면 일반약 펙소지엔정 60mg은 현재 10여개 제약사로부터 수주 받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오메가3’ 성분 전문약과 ‘두타스테리드’ 성분 전문약 등에 대해 CMO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CMO 매출은 전체 32.2%인 221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회사 규모에 관계 없이 품목 라인업에 따라 CMO 사업을 확대하거나 착수하려는 제약사들이 파악되고 있다”며 “CMO가 업계 주요 흐름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