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순헌 부이사관, 지난달 건강정책국장 승진 발령···최상목 권한대행, 소신 따라 결재한 듯
고득영·곽순헌 공통점은 청와대 근무 관운···고 비서관 첫 경험은 승진, 두 번째는 27개월 근무
곽순헌 국장도 2022년 승진 불발 경험 보유···고 비서관은 내년 의대 정원 현안 대비 필요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현재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하는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과 곽순헌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에 향후 관운이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공교롭게 이들은 고교와 대학 선후배 사이다.
11일 복지부에 따르면 곽순헌 건강정책과장의 건강정책국장 승진과 임혜성 사회서비스정책과장의 사회보장위원회 사무국장 승진이 지난달 31일자로 발령 났다. 이들 승진이 복지부 인트라넷 ‘유니모’ 사이트에 공지된 시점은 발령 전날인 지난달 30일이었다. 당초 곽순헌 과장과 임혜성 과장의 고위직 승진은 예상됐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마음 놓을 수 없었던 상황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에서 탄핵을 당한 이후 최상목 권한대행이 취임한 직후였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복지부 퇴직자 A씨는 “인사검증을 통과하고 사실상 내정된 인사라고 하더라도 대통령 권한대행이 보류하면 승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라며 “오랜 공직생활로 노련한 최 대행이 인사를 해야 관료 조직이 돌아가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무난하게 결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복지부 주변에서 탄핵정국으로 인해 관운과 향후 거취가 주목되는 인물에는 고득영 대통령실 사회수석 보건복지비서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 비서관과 곽 국장은 적지 않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고 비서관과 곽 국장은 대전고 선후배 사이다. 고 비서관은 62회이고 곽 국장은 65회로 졸업했다. 이들은 서울대 선후배이기도 하다. 고 비서관은 사회복지학과(84학번) 출신이다. 곽 국장은 심리학과에서 수학했다.
이들의 핵심 공통점은 청와대(현 대통령실)와 관련된 관운으로 분석된다. 고 비서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처음 청와대 근무를 경험했다. 2014년 8월 대통령실 고용복지수석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돼 일한 후 2015년 5월 복지부에 복귀하며 고위직으로 승진했다. 복지부 퇴직자 B씨는 “통상 부이사관(3급)은 선임행정관으로 파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당시 복잡한 사정도 있었고 대범한 그는 개의치 않았다”라며 “파견 9개월 만에 승진, 한의약정책관으로 복귀했으니 관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번째 대통령실 파견은 예상외로 길어지며 탄핵정국으로 향후 그의 거취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2022년 10월 파견돼 근무를 시작한 그는 대통령실 생활만 27개월 째를 기록한 상태다. 곽 국장의 경우 파견 근무는 무난하게 수행했지만 청와대 재직 말기 고위직 승진이 불발된 경험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행정관으로 파견된 그는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진행하다 이듬해 5월 복지부로 복귀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중요 업무를 수행했음에도 승진하지 못했다. 복지부 퇴직자 C씨는 “통상 관운은 장차관 등 정무직이나 고위공무원 가급(구 1급)에서 작용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데 직급과 관계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며 “당시 청와대가 소속 부처로 복귀하는 관료를 챙겨주지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곽 국장은 의연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2022년 8월 건강정책과장 보직을 받았던 그는 성실하게 업무를 처리해왔다는 평가다.
고 비서관과 곽 국장의 또 다른 공통점은 바른 말을 하고 소신이 뚜렷하며 인성이 훌륭한 관료라는 것이다. 고 비서관은 날카로운 외모와 달리 성품이 곧고 인간적인 면이 두드러진다. 업무를 떠나서는 따듯하고 다정다감한 호감형이라고 같이 근무했던 관료들은 전했다. 끈기 있는 곽 국장은 소신 발언을 다수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관가에서 파워 있는 부처를 대상으로 바른 말을 하며 복지부 관료로서 자존심과 자부심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 비서관과 곽 국장은 비교적 보건의료 업무를 다수 맡았던 공통점이 있다. 생명과학진흥과장과 의료기관정책과장, 의료자원정책과장, 건강정책과장을 역임한 곽 국장은 보건의료 업무 재직 시절 강한 영향력과 성과를 남겼다. 본인도 보건 업무가 적성에 맞는다는 언급을 주변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비서관은 의료자원정책과장, 보험정책과장, 한의약정책관 등을 거쳤다. 특히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최근 취임함에 따라 그는 2026년 의대 정원 등 난관이 예상되는 업무를 총괄할 전망이다.
결국 그동안 순탄치 않은 우여곡절을 경험했던 고 비서관과 곽 국장에게 향후 관운이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실력과 능력이 우수한 이들에게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은 관운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