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수요 회복 지연, 中 저가 공세 등 경영 불안 지속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품질과 AI 조직 한층 더 강화”
조주완 LG전자 사장 “다른 차원의 고민과 실행 전략 필요”

왼쪽부터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 사진=각 사
왼쪽부터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 사진=각 사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국내 가전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각 수장이 장기간 이어지는 가전 시장 침체 속에서 위기 극복에 대한 방안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품질 경쟁력을 강화해 가전업 본질에 충실하겠단 의지를 전달했으며, LG전자는 기존 가전 중심의 사업을 모빌리티, 상업용 등으로 확대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단 계획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국제전자박람회(CES)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회사의 사업전략 등을 발표했다.

두 CEO는 글로벌 가전 시장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올해도 글로벌 환경 변화와 대내외 불안정성이 지속할 것이란 관측에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진입 확대로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 부회장은 “업(業)의 본질에 충실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바꿔 모든 난관을 극복해 나가겠다”며, “삼성전자가 생각하는 업의 본질은 최고 수준의 품질 확보와 고객을 중심에 둔 초격차 기술 혁신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해 품질과 인공지능(AI) 조직을 한층 더 강화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11월말 조직개편을 통해 DX부문장 직속 ‘품질혁신위원회’ 조직을 신설하고 한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전사 차원의 품질 역량을 강화해 중국을 비롯한 경쟁사들과 차별화 전략을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LG전자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실행 전략을 재점검하는 한편, 대외 불확실성에도 미래 성장 차원의 투자는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전히 다양한 기회가 시장과 고객에 존재한다”며, “변화의 가운데서도 변하지 않을 차별적 고객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사업 전반에서 지속적인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가전부문 신규 솔루션과 사업의 새로운 성장 목표도 함께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주거 형태별 AI 개인화 기능을 강화한 ‘홈(Home) AI’ 비전을 제시했다. 집에서 경험했던 AI 가전 솔루션을 다른 용도의 공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한다는 게 주 골자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연결 플랫폼 ‘스마트싱스’의 B2B(기업 간 거래) 버전인 ‘스마트싱스 프로’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상업시설이나 사무실, 호텔, 학교 등에서도 에너지 통합 관리나 설비 유지·보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단 설명이다.

한 부회장은 “홈 AI는 일일이 설정하지 않아도 연결된 기기들이 상황에 맞는 기능을 수행해 시간을 아껴주고, 에너지를 절약해 환경까지 보호해 주며, 나와 내 가족, 반려동물까지 세심히 케어해 주는 것을 추구한다”며, “거주하는 집을 넘어서 이동수단, 사무공간, 상업시설 등 어디를 가더라도 내 집 같은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가정에서의 경험을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부터 CEO 주관 점검체계를 새롭게 구축하기로 했다. 각 사업본부와 본사 조직이 제품·기술, 제조 원가, 연구개발(R&D) 등 영역에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CEO가 분과별 진척 상황을 직접 챙기는 형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구독사업 매출 3배 이상 성장 ▲플랫폼 기반 사업 매출 5배 이상 성장 ▲B2B 매출 비중 45%까지 확대 등 목표를 달성한단 방침이다.

조 사장은 “가전구독, 웹OS 광고·콘텐츠 등 시장과 고객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사업방식 변화와 사업모델이 일정 부분 성과를 만들어 내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전에 없던 시장과 경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젠 전과는 다른 차원의 고민과 치열하고 정교한 실행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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