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4.684%, 30년물 4.913%까지 올라
인플레이션 우려 속 최근 10년래 최고치에 근접
증권가 “현 금리 매력적”···일각선 6% 도달 가능성도 제기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를 투자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공포가 과도하다는 측면에서 최근 금리 수준은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로 통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7일(이하 현지 시간) 증시 마감 시간 기준 연 4.684%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에는 4.699%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같은 금리 수준은 지난해 4월 말 이후 처음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하락했다가 재차 상승으로 기수를 돌린 상태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9월 17일 3.599%를 기록한 이후 같은 해 11월 15일 4.5%를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초에는 4.126%로 낮아졌다가 최근 들어 다시 급등했는데, 이 기간 상승 폭만 55.8bp(Basis Point, 1bp=0.01%포인트)에 이른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장기채인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최근 10년 이래 최고치와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전날 기준 연 4.913%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자 같은 해 10월 기록한 10년래 최고치인 5.179%와도 가까운 금리 수준이다.  

이 같은 미국 국채의 금리 상승은 시장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오는 20일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다. 여기에다 미국 경제 지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금리 상승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채 금리가 다시금 하락할 경우 국채 가격 상승에 따른 과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70bp 하락했던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의 경우 미국 30년물 국채 투자 ETF(상장지수펀드)는 11% 넘게 올랐다. 레버리지 상품은 상승률이 20%를 넘어서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최근 금리 수준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미국 10년 실질 금리가 현재 레벨보다 높았던 시기는 분기 1조달러 채권 발행이 있었던 2023년 3분기에만 존재한다”며 “10년 금리를 구성하는 성장, 물가, 수급, 통화정책 공포가 트럼프 정책 우려로 코로나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한 만큼 현재 10년물 금리 레벨은 신규 진입에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미국의 경기 여건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미국 국채 10년물이 4.5% 이상을 넘어서는 것은 저평가 영역”이라며 “미국 국채 10년물의 적정가치는 4% 내외로, 1년 뒤 미국 연방금리가 연 3.75%까지 하락한다면 3% 후반대의 미국 국채 10년물의 금리는 불합리한 추정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당분간 박스권이 유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미국 금리는 1월 기준금리 동결과 연간 1.5회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한 수준”이라며 “국채 금리가 하락하려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강해지거나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꺾인다는 신호가 필요하나 단기적으로는 쉽지 않다. 정책에 따른 국채 공급이 확실시되지 않았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의 변화도 거의 반영됐다면 금리의 추가 상승도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금리가 다시금 급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재정적자 확대도 가속해 시장 금리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근거로 미국 국채 금리가 5%를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8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ING의 파드라익 가비 글로벌 금리 전략팀장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올해 말 5.5%에 이를 것으로 봤다. 미국의 자산관리사인 T로웨프라이스의 아리프 후사인은 6%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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