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한화오션, 주가상승·수주목표 달성
삼성重, 원유 공급 부족 전망에 생산설비·FLNG 추가 수주 기대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삼성중공업이 HD현대중공업 및 한화오션 등과 비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훈풍’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군함·잠수함 등 방위산업 역량을 인정해, 향후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단, 삼성중공업은 방산 부문이 없어 경쟁사보다 불리한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만간 들어서는 가운데,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HD현대중공업 및 한화오션은 올해 수주목표 초과달성은 물론 주가 역시 오름세다.
HD현대중공업의 모기업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목표치로 135억달러를 제시했는데, 총 205억6000만달러를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목표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수주실적(35억2000만달러)의 2배 이상인 88억6000만달러를 따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97억달러를 목표로 세웠지만, 75% 수준인 73억달러만 수주했다.
주가 역시 방산 분야를 영위하는 HD현대중공업 및 한화오션은 올랐지만, 삼성중공업은 하락했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이달 26일 장중 한때 약 9% 오르며 29만7500원을 기록해, 상장 이후 최고가를 보이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에도 진입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은 경쟁사와 달리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방산 분야를 영위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특수선 등 현재 경쟁사들이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다”며 “주가 차이가 발생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이 군함이나 잠수함 등을 생산하지 못하는 것은 도크가 작기 때문이다. 선박 건조장이 작아 크기가 큰 군함 등을 건조하기 어렵다.
아울러 삼성은 2014년 한화 측에 방위산업을 매각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 당시 탈레스와 테크윈 등을 넘겼다. 방산이 삼성에 주요 사업 분야가 아니어서, 국내 대표 방위산업 기업인 한화에 판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방산 부재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특화 영역인 해양플랜트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1기당 2조~3조원 규모에 달하는 FLNG(부유식 LNG 시추장비)를 중심으로 일감확보는 물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LNG 수출 프로젝트 승인을 중단해, 한동안 FLNG의 수요도 줄어든 바 있다. 하지만 화석 연료 친화 정책을 펴는 트럼프 당선인을 통해 현지 기업 등으로부터 FLNG 일감을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내년부터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커져 해상 유전 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원유생산설비 및 FNLG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일감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