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첨가물이 특징···차별화된 전통주·전통 장류 제조
복합플랫폼 조성사업 통해 ‘프리미엄 발효 사업’ 추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교촌은 소스가 핵심이다. 소스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권원강 회장님의 의지에 따라 발효식품에 기반한 소스를 개발하고자 발효공방을 설립하게 됐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8일 경상북도 영양에 위치한 100년 전통의 양조장 ‘발효공방1991’을 공개했다. 송숙희 발효공방1991 발효사업부문장은 “발효식품에 기반한 소스는 한식과 연계성이 있어 K-푸드에 대한 활용도가 높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발효공방1991은 지난 2022년 설립된 농업회사법인이다. 전통주와 장류 등 프리미엄 발효식품 사업을 영위 중인 교촌에프앤비의 손자회사다. 교촌은 경북 영양의 양조장을 복원해 새롭게 개소함과 동시에 프리미엄 발효식품 사업을 본격화했다.
송 부문장은 “발효공방1991은 지역상생과 전통계승, 프리미엄, 자연주의 등 4가지 핵심 가치를 갖고 있다”면서 “영양군은 인구 소멸도시로 경제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교촌의 경영 철학과 맞닿아져 영양군과 협업해 발효공방1991을 설립하게 됐다”고 했다.
교촌에 따르면 권원강 회장은 과거 경북 영양군에 자전거 트래킹을 하던 중 감향주를 접한 이후 막걸리에 대한 애정도가 높아진 것이 발효공방1991 설립의 배경이 됐다. 감향주는 ‘달고 향기로운 술’이라는 의미로, 찹쌀과 누룩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물을 거의 넣지 않아 수저로 떠먹는 되직한 막걸리다.
발효공방1991은 청정 자연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無 아스파탐·無 인공감미료’로 그 어떠한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발효에 관련한 미생물을 컨트롤하고 발효 및 숙성 공정을 최적화한 발효과학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품질의 전통주와 전통 장류를 제조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발효공방1991의 핵심은 단언 ‘막걸리’다. 교촌은 한 달에 단 5000병의 막걸리만 한정 제조하고 있다. 교촌 대표 제품은 ‘은하수 막걸리’다. 은하수 막걸리는 350여년 역사를 지닌 최초의 한글 요리서인 ‘음식디미방’을 집필한 장계향 선생의 후손 13대 종부 조귀분 명사로부터 전수받은 감향주 양조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은하수 푸른밤 6도 막걸리’는 고형분이 적어 목넘김이 부드러운 막걸리로, 인공 감미료 대신 쌀로만 단맛을 구현했다. ‘은하수 깊은밤 8도 막걸리’는 다른 막걸리에 비해 원재료 함량이 높아 짙고 걸쭉하다.
특히 발효공방199의 양조장은 크게 담금실과 발효실, 병입실 등 세 곳, 양조과정은 총 4가지로 이뤄져 있다. 담금실에서는 ‘증자(쌀을 쪄 효모가 자랄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주는 것)’ 작업이 이뤄진다. 증자기에 쌀을 넣고 세미(세척) 작업을 거친 후 쌀(침미)을 불리는 작업을 거친다. 하나의 증자기에 약 100㎏의 쌀이 사용된다.
발효실에선 발효(익힌 쌀에 누룩을 입히고 알코올로 변화되는 과정) 작업이 진행된다. 발효공방1991에선 전통 누룩을 사용하고 증자기에서 찐 쌀과 전통 누룩을 발효조에 넣고 술로 만든다. 이후 발효된 막걸리의 체벌 과정, 즉 발효가 끝난 술덧을 제성기로 이송해 누룩 찌꺼기와 원주를 분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체벌이 끝난 원주는 10°C 정도로 2~3일간 숙성을 시킨 후 원하는 도수에 맞게 정제수로 제성(물을 타는 작업)을 한다. 다음 ‘병입실’에서 막걸리를 병에 넣어 냉장 숙성시키는 병입 과정을 거치면 막걸리가 완성된다.
현재 은하수 막걸리는 교촌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과 메밀요리 브랜드 ‘메밀단편’, 광장시장 ‘박가네 빈대떡’ 매장에서 소량 한정 판매 중이다. 올해는 판매처를 넓혀 현대백화점 일부 지점과 발효공방1991 네이버스토어, 컬리 등에 입점했다.
김명길 발효공방1991 양조사는 “100년 전통법을 바탕으로 청정지역 영양 쌀만 100% 사용해 쌀의 깊은 풍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면서 “은하수 막걸리는 한정 수량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최고의 품질 구현을 위해 대량생산보다는 100년의 전통과 장인정신을 제품에 담아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발효공방1991에선 전통 장류 ‘구들’도 준비 중이다. 구들은 크게 구들고추장과 구들된장으로 나뉜다. 구들고추장은 영양산 빛깔찬 고추 100%만을 사용해 메주, 찹쌀, 조청 등 황금 배합비를 구현해 우수한 향미를 자랑한다. 구들된장은 영양 반딧불 콩 100%를 사용하고 숨쉬기 공법을 통해 감칠맛을 극대화했다. 다만 장류의 경우 최소 6개월, 최대 2년의 발효 시간을 거쳐야한다는 점에서 아직 시장엔 출시되지 않고 있다.
민삼기 발효공방1991 자문은 “권원강 회장의 말씀대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자 영양산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4계절 발효공법을 활용해 장류를 추가할 수 있도록 관련 설비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교촌은 발효공방1991을 발판 삼아 ‘글로벌 발효식품 선도 기업’을 목표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북 영양군과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 조성사업’을 통해 프리미엄 발효 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교촌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일원에 대지면적 6323㎡ 규모의 대형 복합테마시설 조성을 계획 중이다. 국비 50억원을 비롯해 도비 10억원, 군비 40억원 등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총 100억원을 지원받았다.
복합테마시설이 설립되면 교촌은 경북 영양군과 함께 지역 내 유무형 문화를 활용한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영양 지역 내 상품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 구매 및 일자리 창출 등 지역 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송 부문장은 “은하수 막걸리 등 발효공방199의 대표 제품을 활용한 내외국인 대상 발효 체험 및 교육, 내부 시설 관람 등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며 “영양의 주실마을, 안동의 문화자원 등과 연계한 휴식형·체류형 프로그램을 더해 지역의 문화관광 역량 강화, 지역 청년 인재 양성에도 앞장설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