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 측 지분 추가 매수···영풍도 추가 주식 매집 시도
MBK·영풍 연합 6% 우위 추산···7.48% 국민연금 판단 관건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 분쟁 표 대결을 앞두고, 양측의 고려아연 지분이 변동이 감지된다.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최 회장은 지분을 추가 매수하며 보유 지분율을 소폭 증가시켰으며, 장형진 영풍 고문은 보유 중인 주식을 차남에게 양도하는 거래를 진행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기존 17.05%에서 17.18%로 늘었다. 최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인 영풍정밀·유미개발이 각각 1만5839주(0.076%), 7213주(0.035%)씩 사들였다. 최 회장 어머니인 유중근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도 총 2995주(0.014%) 장내매수했다. 최 회장의 친인척인 박철우·인영·인우·인아씨 등 4명도 특수관계인으로 추가됐다. 이들은 지난 21일 장내에서 고려아연 주식 총 506주를 사들였다. 이번에 최 회장 측은 주당 100만 원 안팎에서 지분을 사들이면서 260억 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MBK·영풍 측도 고려아연 주식 추가 매집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은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지난달 18일부터 장내에서 고려아연 주식 28만2366주(1.36%)를 사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추가 매집 시도도 증권사에 증거금을 전액 예치하는 ‘자유재량 매매’ 방식이 유력하다. MBK·영풍은 지분 매집을 통해 최대한 의결권 과반 확보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MBK파트너스·영풍의 지분율은 39.83%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추정 지분율 33.85%보다 약 6%포인트(p) 가량 앞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최 회장 측 우군으로 분류되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 부부가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전해지며 양측의 지분 격차는 더 벌어졌다.
MBK·영풍 측의 우위에도 양측 모두 ‘50%+1’주를 획득하지 못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7.48%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선택이 결정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간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국민연금의 성향을 고려할 때 의결권 중립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국민연금은 나머지 주주의 찬반 비율에 맞춰 나눠서 의결권을 행사한다. 국민연금이 MBK·영풍과 최 회장 측 지분율 대로 각각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가정하면 MBK·영풍의 의결권 지분율은 49%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3지대에 놓인 6% 비율의 소액주주의 표심 영향도 배제하긴 어렵다.
고려아연 표 대결은 이르면 연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영풍 측이 제기한 고려아연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신청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이날 심문은 비송사건절차법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법원이 영풍 측 손을 들어주면 약 2주간 임시 주총 소집 절차가 진행된다. 법원 판결이 심문 종료 후 1~2주 후에 나는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내달 말 임시주총 개최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