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초 선거, 내달 초순 후보 등록···현재로선 김택우 회장과 주수호 대표 하마평
비대위원장 활동 경력 김택우, 젊은 의사와 소통 빈번···상대적 온건파 이미지는 부담될 수도
지지층 구축 주수호, 리더십·카리스마 갖춰···과거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약점, 국민 인식 중요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차기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김택우 회장과 주수호 대표(가나다순)가 격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어느 후보가 젊은 의사들 지지를 얻어 당선될지 주목된다. 

21일 대한의사협회와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탄핵된 임현택 전 의협 회장 후임자에 대한 1차 투표를 오는 2025년 1월 2일부터 4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1차 투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득표율 1위와 2위 후보 2명을 대상으로 1월 7일과 8일 결선 투표가 예정돼있다. 

선거를 앞두고 12월 2일과 3일 후보자 등록이 진행될 예정인데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과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가 후보 추천서를 수령한 것으로 파악돼 이들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의사 사회에서 일정 지지세를 갖고 있는 김 회장과 주 대표 2파전이 예상된다. 의료계 관계자 A씨는 “일부 인사들도 의협 회장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는 단계”라며 “향후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로선 김 회장과 대표가 차기 회장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왼쪽)과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 / 사진=연합뉴스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왼쪽)과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 / 사진=연합뉴스

우선 김택우 회장은 올 2월 의협 집행부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추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의협의 의대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대정부투쟁 전면에 나섰다. 2021년 간호법 저지를 위해 구성된 비대위에서도 위원장으로 활동한 그는 16개 전국 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도 맡고 있다. 김 회장 강점은 비대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과 빈번하게 소통을 진행한 점이 꼽힌다.

익명을 요청한 의료계 관계자 B씨는 “이번 선거 핵심은 전공의와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과 소통이 가능하고 그들 지지까지 받아야 하는 것”이라며 “선거 과정은 물론 당선 후 원만한 회무 추진에 그들 도움은 필수”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시사저널e와 통화에서 “비대위원장 시절 젊은 의사들이 희망하는 미래환경과 현실의 문제점 등에 대해 토의하며 신뢰관계를 구축했고 같이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그들이 제기한 문제점에 대한 질문에 “현재 전공의 수련환경과 전공의 요구가 좌절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주 대표에 비해 상대적 온건파로 인식되는 김 회장 이미지는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는 의료계가 뭉쳐 정부와 전면 투쟁을 진행해야 할 시점인데 김 회장 이미지는 유약한 측면도 있어 정부와 효율적 협상이 가능하겠냐는 지적이다. 의료계 관계자 C씨는 “임현택 전 회장이 당선됐던 첫 번째 원인은 의료계가 처한 위기였는데 현재도 마찬가지”라며 “선거는 상대성도 중요한데 일부 이미지가 주 대표와 비교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주수호 대표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의권쟁취투쟁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장동익 전 회장 후임자를 뽑는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제35대 의협 회장으로 일한 그는 올 3월 제42대 회장 선거에 출마, 임현택 전 회장과 결선 투표까지 갔지만 패한 바 있다. 현재 미래의료포럼 대표 자격으로 의료계 현안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 대표 강점은 한차례 의협 회장으로 활동해 의사 사회에서 인지도가 높고 지지층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선거에서 조직력은 당선 여부까지 좌우할 주요 요소다. 언변이 뛰어난 점도 꼽힌다. 다양한 회무 경험과 리더십, 젊은 의사들과 소통 능력, 개인적 카리스마 등 복수의 장점이 파악된다. 

하지만 주 대표가 2016년 음주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를 들이받았고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를 냈던 과거는 약점으로 꼽힌다. 당시 그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의료계 관계자 D씨는 “주 대표를 지지하는 의사들은 대정부투쟁과 음주운전은 별개이며 당시 사건이 이번 선거에 영향이 적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일반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변수는 현재 진행 중인 ‘여야의정 협의체’ 성과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협의체는 20일 국회에서 실무회의 성격의 소위원회 2차 회의를 개최했지만 2025학년 의대 정원 논의에서 정부와 의료계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현재로선 김 회장과 주 대표가 의협 회장 선거에서 각축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두 후보가 의정갈등과 전공의 복귀 등에 어떤 해법을 제시하며 향후 선거운동을 진행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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