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누적 영업익 전년比 36.5%↓, 원인은 신약 R&D···희귀질환 치료제 ‘CKD-510’ 주목
노바티스 기술수출 1년 맞아 개발계획 관심···종근당 “노바티스가 주도권, 임상 등 소통”
제약업계 “노바티스가 임상 2상부터 진행, 곧 계획 발표”···일각선 1상부터 다시 진행 관측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종근당이 10년 동안 연구했고 해외에서 임상 1상을 완료한 CMT(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CKD-510’ 개발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의 올 3분기 누적 잠정 매출은 1조 1469억원으로 전년대비 0.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04억원으로 36.5% 하락했다. 이같은 종근당의 수익성 악화 원인은 R&D(연구개발) 비용 증가로 분석된다. 올 3분기 종근당의 R&D 투자규모는 전년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근당이 개발하는 신약후보물질은 희귀질환 치료제 CKD-510과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 항암제 ‘CKD-512’ 등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중 관심이 쏠리는 물질은 CMT 치료제 CKD-510이다.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HDAC6 억제제인 CKD-510은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서 약효가 확인됐다.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도 입증됐다. 선천적 유전병인 CMT는 말초 신경 퇴화를 일으켜 신체 사지의 근육 약화를 일으키는 신경질환이다. 병에 걸리면 온몸 근육이 위축돼 힘이 약해지고 손과 발 등에 변형이 생긴다. CMT는 아직 치료제가 없어 시장 예측자료도 부재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유병율은 1:2500으로 전 세계에 280만여명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CKD-510에 대한 13억 5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 주목 받은 바 있다. 이후 CKD-510 개발 계획에 대해 알려진 내용이 없고 조만간 수출 1주년을 맞는 시점이어서 업계가 궁금해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노바티스와 종근당의 계약 1주년을 전후로 CKD-510 개발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며 “종근당 공시에도 ‘파트너사와 개발 계획을 논의한 후 국내 개발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라는 부분이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업계 지적에 대해 종근당 관계자 B씨는 “기술수출했기 때문에 향후 개발 계획은 노바티스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종근당은 노바티스와 CKD-510 임상시험 단계 등 구체적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에 향후 노바티스가 주도할 CKD-510 개발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가 관심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선 2014년 CMT 치료제 연구에 착수한 종근당은 2019년 9월 CKD-510 임상시험을 승인 받아 프랑스에서 1상을 진행했다. 이후 3년여가 경과된 2022년 3분기 임상 1상을 마무리한 종근당은 결과보고서 작성도 완료했다. 회사는 미국에서도 2022년 6월 임상을 승인 받아 1상을 진행한 바 있다. 

이처럼 프랑스와 미국에서 잇달아 임상 1상을 완료했기 때문에 노바티스가 바로 2상과 3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종근당이 10년간 공들여 개발했고 글로벌 임상 1상 결과가 있어 노바티스는 2상에 돌입할 것”이라며 “3년 가량 소요되는 1상을 다시 하는 것은 노바티스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업체들이 CMT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상 1상부터 진행은 시간적 손실도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참고로 이엔셀은 CMT 치료제 ‘EN001’의 임상 1상을 완료한 후 지난달 루시바이오텍에 기술수출한 바 있다. 

반면 노바티스가 CKD-510 임상 1상부터 진행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노바티스가 새로운 임상 디자인으로 접근, 1상에 착수할 가능성도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노바티스의 CKD-510 개발 계획은 향후 종근당 경영실적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E씨는 “종근당은 임상을 직접 하지는 않지만 노바티스의 개발과 허가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과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수령하고 한국 판권을 확보하게 된다”며 “종근당이 노바티스와 협의에서 어떤 구상을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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