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술 ISP 원칩 솔루션 개발”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 / 사진=픽셀플러스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 / 사진=픽셀플러스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CMOS 이미지센서(CIS) 전문 반도체 팹리스기업 픽셀플러스가 차량용 이미지신호 프로세스(ISP) 통합 반도체를 개발하고, 내년 양산에 나선다.

회사는 하이엔드급 차량용 반도체로 흑자 전환을 노린다. 픽셀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액 507억원, 영업손실 6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R&D)에만 전체 매출의 21% 비중을 투입했다.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는 지난 27일 판교 본사에서 만난 자리에서 “10년 동안 R&D 투자에 집중하면서 돈도 많이 소진했다. 기술력은 올라갔지만 자동차 시장에 진입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HDR, LFM, 글로벌셔터와 같은 기술들은 깊이 연구해야 하는 것은 물론, 파운드리 업체와 오랫동안 협업해야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초 이 기술이 어느 정도 완성돼서 제품을 만들었고, 올해부터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현재 매출을 뒷받침해주는 건 VGA(640×480)급 차량용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 ISP 원칩 솔루션으로 자동차 내부 센서 공략

픽셀플러스는 차량용 이미지센서 기술로 글로벌셔터, 고명암비(HDR), LED 플리커 완화(LFM), 적녹청(RGB)-적외선(IR) 등을 꼽았다. 이를 합해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ISP) 통합 반도체를 만들고 차량 내부 공간을 뜻하는 인캐빈(In-Cabin) 센서 시장을 공략한단 방침이다.

글로벌셔터는 초고속 셔터 기술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순간을 정확히 포착해 왜곡 현상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차, 로봇, 드론 등에 활용된다.

픽셀플러스는 글로벌셔터 기술로  ISP를 통합해 유럽과 중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내년 중후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존 이미지센서는 위에서 스캐닝하는 롤링셔터 방식이었다면 글로벌셔터는 CCTV 방식으로 만분의 1초마다 한 장씩 찍기 때문에 빠른 물체가 있어도 결과물이 깔끔하게 나온다”며 “인식 분야에서 글로벌셔터가 갈수록 많이 필요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으며, VGA급뿐 아니라 1.3M급이 나와서 자동차업체에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픽셀플러스는 HDR과 LFM 분야에서도 신기술을 확보했다. HDR은 시간대별 밝기 이미지를 결합해 고화질 이미지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LFM은 신호등이나 상대 차량 헤드라이트 등에서 깜빡거리는 LED를 번짐 없이 포착하는 기술로, 고해상도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단 장점이 있다.

해당 기술 모두 1.3M(메가픽셀, 130만 화소), 2M, 5M 등 HD급 해상도 제품을 겨냥한 했다.

이외에도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동시에 처리해 출력하는 RGB-IR 센서 기술로, 극저조도 영역은 적외선 모드로, 가시광선이 있는 영역은 RGB 영상을 출력해 인식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차량 탑승자 인식 분야와 보안카메라, 블랙박스 등에서 응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가성비 전략으로 글로벌업체와 경쟁

최근 픽셀플러스는 AI 가전용 고성능 이미지센서에 ISP를 ‘포토닉 칩렛’ 기술로 직접화한 이미지센서 통합 반도체를 출시하기도 했다. 포토닉 칩렛은 이미지센서와 ISP, AI 칩을 수직으로 쌓아 패키징하는 기술로, 기존 대비 처리 속도를 향상시키고, 제품의 사이즈를 줄일 수 있단 장점이 있다.

이 대표는 해당 제품에 대해 “칩렛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특수한 센서에 맞도록 만든 칩”이라며 “패키지를 통해 하나의 칩으로 전처리를 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픽셀플러스의 1.3M급 글로벌셔터 이미지센서 워칩 / 사진=픽셀플러스
픽셀플러스의 1.3M급 글로벌셔터 이미지센서 워칩 / 사진=픽셀플러스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은 소니, 옴니비전, 삼성전자 등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업체들이 낮은 가격을 내세워 두각을 나타내는 추세다. 픽셀플러스는 이들 기업과의 경쟁에서 동급제품의 기술 수준을 올리고 가격은 낮춘 2위 전략으로 승부한단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옴니비전을 비롯해 중국엔 이미지센서 업체들 몇 곳이 있는데 이런 업체들이 내놓는 가격이 우리와 너무도 다르다. 중국이 이런 형태로 시장에서 경쟁하다 보니 옴니비전의 경우 해외에서도 차량용 제품으로 많이 찾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이 계속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성능은 좋으면서도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우리 회사의 숙제다. 메이저업체들보단 하나 낮은 급에서 성능과 기능들을 높여 차별화하는 가성비 전략으로 바꿔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시장은 중국 비중을 낮추고 유럽, 미국, 인도 등을 개척할 계획이다. 현재 픽셀플러스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40~50%에 달하며, 한국, 대만, 일본 등 순이다.

이미지센서 사업은 자동차 외에도 향후 로보틱스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가전, 자동차 등 온디바이스 AI가 확대됨에 따라 인식 기능도 큰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AI가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 카메라를 통해 인지를 먼저 해야하기 때문인데, 결국 나중엔 로보틱스로 넘어가는 것이고 우리도 계속 그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지센서도 만들지만, 영상처리 칩을 원칩화시키는 기술을 오래 해왔기 때문에 나름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차량용 반도체는 AI 반도체와 연결되면서 갈수록 여러 기능이 필요할 텐데 센서 자체에서 전처리를 해주면 AI 노이즈를 개선하는 측면에서 우리가 할 일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