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자사주 9.85% 매수·베인캐피털 1.41% 확보
최윤범 회장 측 우호지분 35.4%
MBK연합 곧 임시주총 요구 전망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정용석 기자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정용석 기자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고려아연이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20일간 공개매수 결과 총 11.26%의 지분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산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의 지분 격차가 3%P에 불과하고, 양측 모두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향후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을 통한 지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서 지난 23일 마감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총주식의 11.26%인 233만1302주를 샀다고 밝혔다. 공개매수로 확보한 지분은 고려아연 9.85%, 베인캐피탈 1.41% 등이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주당 89만 원에 발행주식의 약 20%를 매수하고자 했다. 공개매수한 물량은 매수예정 수량인 414만657주의 56.3% 수준이다. 

고려아연은 앞서 계획한 대로 이번에 사들일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방침인데, 그렇게 되면 고려아연 측 우호 지분은 기존의 33.99%에서 35.4%로 높아지게 된다.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추후 고려아연 이사회 등을 통해 자사주 소각 일정을 구체적으로 확정해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MBK 연합은 앞선 공개매수로 38.47%까지 지분을 높여 놓아 양측의 지분 격차는 약 3%다. 고려아연이 사들인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모수가 작아져 MBK 연합 측과 최 회장 측 지분이 각각 약 43%, 40%로 높아진다. 

공개매수 결과 양측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이날 장 초반 13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MBK 연합은 곧바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법상 의결권 지분 3%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는 임시주총 소집 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영풍 측이 고려아연 임시 주총 개최를 시도하면, 최 회장 측이 현재 장악 중인 고려아연 이사회는 임시 주총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진다. MBK 연합이 법원에 임시 주총 허가 신청을 하면 결정을 받아내는 데 까지 최소 1~2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주총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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