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칩-로직 칩’ 웨이퍼 두장으로 나눠 개발
픽셀 간 간섭 없도록 격리하는 기술 집중

정기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가 23일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7회 반도체 산학연 교류 워크샵’ 기조연설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정기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가 23일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7회 반도체 산학연 교류 워크샵’ 기조연설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자율주행차량 등에 활용하는 6억 화소 CMOS 이미지센서(CIS)를 개발한다. 현재 갤럭시폰에 실제 상용화한 제품은 2억 화소 수준으로, 삼성전자는 6억 화소 달성을 1차 목표로 삼아 경쟁사 대비 기술 선점에 나선단 목표다.

정기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는 23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7회 반도체 산학연 교류 워크샵’ 기조연설에서 “CIS 시장은 이미지나 비디오 미디어 콘텐츠가 계속 증가하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이 등장하면서 앞으로도 지속해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현재 2억 화소 정도까지 개발했고 1차 목표가 사람 눈과 가까운 수준의 센서를 만드는 건데 그러려면 6억 화소 정도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6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개발하며 웨이퍼를 두장으로 구분했다. 한곳에선 픽셀(화소)을, 나머지 한곳에선 로직 반도체를 만들어 이를 접합하는 방식이다. CIS의 경우 빛을 받아서 전기적인 신호로 바꿔주는 픽셀이 있고, 전기적 신호로 바꾼 것을 프로세싱하는부문이 있다. 이 두 영역은 서로 공정도 다르고, 이를 활용하는 업체도 요구하는 조건이 다른 경우가 많아서 하나로 구현하기엔 불리한 요소들이 많다.

정 부사장은 “웨이퍼를 두장으로 나눠서 만들면 화소 수를 올리는 것은 물론  요청에 따라 제품을 최적화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먼저 픽셀을 만드는 웨이퍼에선 빛에 의해서 픽셀 간 간섭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 격리하는 기술에 집중한다.

삼성전자의 CIS 핍셀 및 로집 기술 개발 개념도 / 사진=고명훈 기자
삼성전자의 CIS 핍셀 및 로집 기술 개발 개념도 / 사진=고명훈 기자

정 부사장은 “화소 수를 늘리기 위해서 트렌치(반도체 칩 평면을 아래로 파내서 만든 공간에 셀을 배치해 집적도를 높이는 기술)를 깊게 만들어서 픽셀 간 간섭이 일어나지 않도록 아이솔레이션(격리)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이 0.4~0.6마이크로미터(μm)정도 되는데 픽셀을 만들 때 0.6μm 이하로 줄이는 게 쉽지가 않다”며 “트렌치를 파서 실리콘 옥사이드 마이크로 렌즈를 만들고 초점을 모아 빛이 정반사되도록 만들었다. 이를 통해 빛이 옆에 있는 픽셀로 넘어가지 않게 하는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로직을 만드는 웨이퍼에선 기존 28나노 플라나(평면 구조) 트랜지스터에서 핀펫(입체 구조) 14나노 공정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최근엔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해 최적화 버전의 핀펫 17나노로 CIS를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정 부사장은 “웨이퍼 두장을 접합하는 방식으로 만들다 보면 비효율적일 수가 있다”며 “예를 들어 픽셀 칩의 크기가 1제곱센티미터(cm²)인데 로직 칩은 14나노 공정을 써서 0.5cm²만 있어도 된다면 밑에 있는 비싼 웨이퍼의 경우 절반가량을 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7나노 정도로 최적화해서 28나노보단 전력과 성능이 좋고, 대신 14나노보단 훨씬 저렴하게 만들어서 고객이 필요한 부분에 맞춤형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하면 위, 아래 칩 면적을 결합하면서 필요한 전력과 성능 요구조건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CIS 시장은 지난해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4,7% 성장해 2029년엔 286억 달러(약 39조 52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응용처별로 살펴보면 모바일/컨슈머 시장은 연평균 3.6% 성장률로 2029년 202억 3600만 달러(약 27조 9700억원)까지, 산업분야는 9.5% 성장률로 40억 8800만 달러(약 5조 6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자동차 분야의 경우 5.4% 성장해 32억 달러(약 4조 42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에선 지난해 기준 일본의 소니가 45%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19%로 2위에 머물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