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21~22일 공모주 일정 독차지···올해 코스닥 최대 공모 부담 덜어
한투證, 성우 IPO수수료만 30억원···상장 전 투자로도 20억원 평가 차익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케이뱅크가 고평가 논란 끝에 상장을 철회하면서 케이뱅크와 공모청약 일정이 겹쳤던 2차전지 부품업체 성우가 공모주 수요를 독차지할 수 있는 일정상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
성우는 올해 코스닥 최대 규모 공모 IPO지만 유가증권시장 IPO 초대어인 케이뱅크와 청약 일정이 겹치면서 물량 소화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다.
◇ 성우, 케이뱅크 없는 공모주 시장 독차지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성우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성우의 최소청약단위는 50주이며 확정 공모가 3만2000원 기준 최소 80만원의 청약증거금이 필요하다. 청약 접수는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서 가능하며 상장예정일은 이달 31일이다.
앞서 성우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2327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516.19대 1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2만5000~2만9000원) 상단을 초과하는 3만2000원으로 확정했다.
성우는 300만주를 전량 신주발행으로 공모한다. 확정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960억원으로 올해 코스닥 최대 공모 금액을 기록하게 됐다. 확정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4815억원이다.
성우는 지난 1992년 설립된 브라운관 TV용 부품사였다. 하지만 이후 2차전지 부품사로 전환을 꾀했고 현재 원통형 2차전지의 안전부품인 ‘탑캡 어셈블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부품, 차량용 전장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성우의 주력 제품인 탑캡 어셈블리는 원통형 2차전지 뚜껑 부분에 해당하는 부품으로 배터리 이상 온도 및 압력 발생 시 전류를 차단하고 내압 발생 시 가스를 배출해 폭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주요 고객사로는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 등이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447억원, 영업이익은 289억원이다.
당초 성우는 이날부터 이틀간 올해 하반기 최대 IPO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와 청약 경쟁을 벌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수요예측 이후 지난 18일 상장을 전격 철회했다. 케이뱅크 상장 철회 덕분에 성우는 공모주 투자자들의 자금을 독차지할 수 있는 일정상 어부지리를 얻게 된 셈이다.
◇ 한국투자증권, 수십억 차익?
성우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딜을 통해 쏠쏠한 이득을 챙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상장주관사로서 성우의 적정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역할을 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준으로 신흥에스이씨(9.92배), 이닉스(21.83배), 테이팩스(28.05배)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고 평균 PER 19.93배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일각에서는 비교기업의 PER이 고평가됐다는 우려도 있었다. 여기에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로 성우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었다. 연결기준 성우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700억원, 영업이익은 1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41% 감소했다.
하지만 성우는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로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를 초과해 결정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씻어냈다.
성공적인 수요 예측 덕분에 성우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IPO 인수수수료만으로도 공모금액의 3.2%인 30억7200만원을 받게 됐다. 기본 인수수수료율은 3.0%이고 0.2%는 공모가에 따른 인센티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상장 전 투자한 지분을 활용한 매매차익도 기대하고 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20억원을 투자해 12만900주(공모 후 0.80%)를 주당 1만6585원에 받았다. 확정공모가 기준 평가차익만 20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전 보유한 주식은 금융투자업규정 제4-19조 제5호에 의거 상장 후 30일간 보호예수가 설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상장 후 30일부터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데 성우 상장 이후 6개월까지 보호예수가 풀리는 추가 물량이 많지 않아 주가가 견조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상장 후 성우의 유통가능주식수는 347만3525주로 상장예정주식수 1504만5670주의 23.09%에 해당한다. 공모주식을 제외하면 한국투자증권이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상장 후 30일 이전에 보호예수가 만료되는 기존 주주 물량은 없다.
성우는 상장신청일 기준 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인 대형법인이기에 한국투자증권이 의무적으로 3개월간 보유해야 하는 의무인수분도 없다. 성공적인 투자 회수를 위해 상장 후 30일까지만 주가가 견조하면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