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셀바이오, 의약품 유통업체 인수···"사업다각화 시너지"
의약품 유통 사업 확대 +코스닥 관리 종목 리스크 해소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박셀바이오가 의약품 유통업체 에스에이치팜을 인수했다. 의약품 유통 사업을 내재화해 생산력과 시장 침투력을 높이고 재무 안전성까지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박셀바이오가 의약품 에스에이치팜을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합병으로 진행되며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26일이다.

2020년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한 박셀바이오는 NK세포 치료제와 CAR 치료제, 동물용 항암면역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2010년 설립 후 항암면역세포치료제 개발에 매진해왔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국내 임상 2상을 완료한 진행성 간세포암 치료제 ‘Vax-NK/HCC’와 반려견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가 대표적이다. 이중 박스루킨-15는 지난 8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 의약품 유통사 인수, 재무 안전성 도모

그간 박셀바이오는 신약 연구개발 위주 사업을 영위하면서 2010년 설립후 지난해까지 유의미한 매출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말부터 동물용 면역증강제를 출시하며 첫 매출원을 확보했다. 올해 2분기 기준 매출은 약 5000만원가량으로 회사의 운영비를 감당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회사의 연간 영업적자는 지난 2021년 59억원에서 2022년 82억원, 지난해 115억원까지 증가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이 고도화되면서 연구개발 비용이 늘어난 것이 영업적자 확대에 주된 영향을 미쳤다. 첫 상업화 제품인 반려견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 출시를 앞두고 추가 매출원 확보 기대감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동물병원 유통망 확보 등 국내 시장 확대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 관리종목 지정 사유 및 퇴출 요건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5년 동안 그 요건이 유예된다. 올해로 상장 5년차가 된 박셀바이오는 유예 기간 종료 전 매출액 요건을 맞춰야만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 에스에이치팜 인수는 매출 가시화 시점을 앞당겨야 했던 회사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에스에이치팜은 병원과 약국 등에 의약품을 유통·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면서 지난해 매출 31억5000만 원, 당기순이익 5억4000만 원을 기록했다. 앞서 박셀바이오는 지난해 유상증자로 약 700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에스에이치팜 인수 자금은 지난해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이 일부 활용된 것으로 알려진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는 매출 기반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것에 주력해 왔다”며 “지난해 말 반려동물 면역기능보조제 골드뮨 출시에 이어 반려견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 품목허가에 따른 시장 확대가 그 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에스에시치팜 인수는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CDMO 파트너사 확보···“생산 안전성 키울 것”

아울러 업계는 박셀바이오의 의약품 유통 및 생산력 강화에 주목하고 있다. 의약품 유통 사업은 에스에이치팜을 통해 전개할 계획이라면,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함께 신약 연구(CDO)·생산(CMO)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지난 9월 박셀바이오는 프로바이오와 Vax-CAR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에 부합하는 CAR 치료제 개발과 제조, 임상 등 신약 개발 전 과정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프로바이오는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항체, 재조합 단백질 의약품 등 분야에서 초기약물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과정의 CDM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프로바이오와 협업은 파트너사의 기술력을 토대로 GMP 규정에 부합하는 제조 및 생산 역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 점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항체의약품, 유전자 및 세포치료제 개발, 의약품 제조공정 개발 등에서 협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박셀바이오는 대표 신약 파이프라인 Vax-NK/HCC의 간세포암 대상 임상 2a상을 마치고 다음 임상 전략을 수립 중이다. 적응증을 소세포폐암, 췌장암으로 넓히기 위한 임상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고형암 이중표적 CAR-T와 다발골수종 CAR-MIls 치료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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