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업황악화·중국물량 증가에 올해 음극재 공장가동률 40% 수준
독일, 전기차 보조금 재도입···“유럽 중심 전기차 시장 회복 기대감”

포스코퓨처엠의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 / 사진=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의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 / 사진=포스코퓨처엠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이 전기차 시장의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 침체 지속에 생산·공급물량이 크게 감소해서다.

단, 유럽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업황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곳곳에서 나오면서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의 실적 역시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와 함께 음극재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그러나 전방산업의 부진에 공장 가동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매출·영업이익도 하락세다. 천연흑연 음극재 공장 가동률은 2021년 70%대에서 2022년 60%대, 지난해 50%대에서 올해는 40%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4분기에는 7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379억원, 2분기 27억원 등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흑자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은 모양새다. 양극재의 경우 포항 NCA 공장을 3개월 가량 가동을 앞당길 만큼 가동률이 높지만, 음극재는 그렇지 않은 실정이다.

시장 수요약화는 물론 값싼 중국산 물량의 수입량 증가가 포스코퓨처엠의 공장 가동률 및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재 글로벌 음극재 생산량의 약 90%는 중국의 몫이다. 시장 점유율도 1~9위는 모두 중국 업체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산 음극재 및 흑연이 많이 수입되면서 포스코퓨처엠 등이 맥을 못추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천연흑연은 97.2%, 인조흑연은 95.3%가 중국에서 수입됐다. 이차전지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도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4분기 111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영업이익도 100억원 안팎에 불과했다.

다만 내년부터 두 기업의 위기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회복할 수 있다는 예상에 기반해서다. 현지 전기차 업황은 지난해 말 독일이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본격적으로 악화됐다. 이로 인해 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 역시 적자전환한 바 있다.

독일 정부는 보조금 폐지로 자국 전기차 기업들이 부진을 면하지 못하자 보조금 부활을 준비 중이다. 구형 내연기관차를 폐차한 후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신차 기준으로 6000유로(약 900만원), 중고차는 3000유로(약 450만원) 등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일의 전기차 보조금 재도입은 유럽 시장의 업황 턴어라운드를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내 이차전지 및 소재 기업의 업황 하락의 시작점이 유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독일 정부의 정책 변화는 시장 변화는 물론 수익성 상승도 이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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