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지난달 60억원에 거래, 동일평형 역대 최고가
강남3구 거래 세 건 중 한 건 신고가에 손바뀜됐지만 급등세에 피로감 쌓여 추격매수 더뎌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경 /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소문만 무성하던 국민평형 60억원 거래가 사실이 됐다. 반포동 국민평형 55억원 거래소식이 세간에 알려진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해당 동에서 60억원 실거래 기록이 올라온 것이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 타입이 지난달 초 60억 원에 손바뀜이 성사된 사례가 등재됐다. 이를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억 7600만원 꼴로, 국내 동일 평형의 아파트 거래건 가운데 최고가다. 이보다 약 보름 전인 7월 중순에는 해당 단지의 동일 평형이 55억 원에 거래돼 최고가 기록을 세워 화제가 되기도 했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신반포3차·경남 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한 입주 1년차 총 299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다.

업계에서는 래미안 원베일리에서 거듭 신고가 기록이 나오는 배경으로는 토지거래허가제를 빗겨간 풍선효과 영향이라고 해석한다. 최근 주택시장은 유독 반포동에만 매매수요가 몰리는데 이는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 압구정동, 송파구 잠실동 등이 국토교통부,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된 것과 달리 반포동은 거래가 자유롭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실거주 의무가 있는데다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반면, 반포동과 같은 미지정 구역에서는 전세보증금을 끼고 차액만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가 가능하다.

이처럼 풍선효과로 인해 반포동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반포동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신고가가 발생하는 지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필요한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래미안 원베일리가 시세를 이끌자 해당 일대 다른 단지 집값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 옆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 동일 평형인 전용 84㎡는 지난 6월 50억원에 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또한 구반포로를 사이에 두고 원베일리 맞은편에 자리하는 래미안 퍼스티지의 경우 전용 84㎡가 7월 말 43억원에 팔리면서 신고가 기록을 2개월 만에 새로 썼다. 이는 직전 신고가인 지난 5월 31일의 거래가격(38억4000만원)보다 4억6000만원 오른 값이다.

이렇듯 시세를 이끄는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자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신고가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신고가 비중은 지난 5월 9%, 6월 10%, 7월 11%, 8월 12% 등으로 서서히 신고가 거래가 늘고 있다.

특히 서울 집값의 시세를 이끄는 강남권은 신고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세건 중 한건 꼴로 거래된 물량이 신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강남구의 신고가 비중은 전체 거래의 35%였고, 서초구의 신고가 비중은 전체 거래의 32%였음. 용산구 역시 30%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집값 급등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단기간에 집값이 급등해 피로감 누적도 상당한데다 이달부터 적용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으로 치솟던 집값과 잇따르던 추격매수도 다소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첫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주보다 0.21% 오르며 2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상승 폭은 전주(0.26%)에 비해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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