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매입, 당일배송보다 중요한건 최저가”
“3년 내 한국서 물류센터 건립 예정”
“쿠팡 견제되기 보단 배울점 많다고 생각”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상품 전용관 ‘케이베뉴’를 오픈하며 국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유해성 논란’에도 막대한 자금력과 초저가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며 국내 시장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3일 시사저널e는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캠퍼스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대표를 만났다. 레이 장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이커머스 쿠팡과 일명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에도 알리익스프레스 사업 확대에 자신감을 보였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대표. / 사진=한다원 기자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대표. / 사진=한다원 기자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진출한지 4년이 지났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케이베뉴를 론칭하며 한국 상품과 셀러들이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34조3000억원에 달하는 한국 상품이 알리바바 플랫폼을 통해 해외서 판매됐고, 중국 시장에만 7000여개 한국 브랜드가 진출해 있다.

한국 시장에 1조원 이상 투자했는데 알리익스프레스의 중장기 전략은?

알리익스프레스가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 가치는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고 ▲친근하고 ▲지속 가능한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에서 단순 돈을 벌기보단 해외직구 과정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언어, 배송 등 한계를 뛰어넘고자 한다. 그간 알리익스프레스는 5일 배송을 시작으로 해외직구의 선도적인 기준을 만들었고 ‘원클릭, 원스톱’ 쇼핑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자 케이베뉴를 론칭했다.

쿠팡과 경쟁하는 위치에 있지만 알리익스프레스는 당일배송보다 더 많은 선택지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는 해외직구는 3~5일, 익일배송 등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한국 소비자 니즈를 적극 반영한다면 3~5년 이내 국내 이커머스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절반 이상을 알리익스프레스 이용자로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한국 소비자들은 쿠팡 로켓배송(당일배송)에 익숙해져 있는데

크로스보더(국가 간 이커머스)의 경우 5일 배송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로컬 상품은 익일배송을 원칙으로 한다. 결국 ‘하루 빨리 받고 20% 더 비싸게 사느냐’ 또는 ‘다음날 받는 대신 20% 싸게 받느냐’의 문제다. 물류 기업들과 협력해 로컬 상품을 빠르게 배송할 수 있지만 알리익스프레스는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지향한다. 한국 사람들 빠른거 중요시하는 것 안다. 다만 빠른 쇼핑, 빠른 배송보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당일배송은 아예 고려하지 않는지? 유료 멤버십 도입 계획은

모든 제품을 당일배송할 필요는 없다. 신선식품의 경우 당일배송이 필요하겠지만 이 역시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케이베뉴는 소비자 니즈에 따라 사업 방향을 정하려고 한다. 쿠팡은 직매입을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는 물류센터를 건립하더라도 오픈마켓으로 사업을 전개하고자 한다. 마윈이 알리바바를 창립한 첫날 얘기한 것처럼 ‘어디서나 사업을 쉽게 하겠다’는 생각에서 인프라를 제공·개선할 것이다. 아직 유료 멤버십 계획은 없지만 추후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쿠팡 직매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비즈니스 세계는 넓고 다양하다. 직매입이 이커머스의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다. 오픈마켓은 숲처럼 풀과 나무가 있는 생태계다. 오픈마켓이 되려 더 믿을 만한 시스템이라고 본다. 물론 쿠팡이 생태계가 없단 의미는 아니다. 알리바바는 로컬 셀러들이 좀 더 나은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에는 ‘세명의 친구가 길을 걸으면 그 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말이 있다. 경쟁사들·소비자·직원 등을 스승이라고 생각하고 사업을 개선할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케이베뉴 메인 페이지. /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 케이베뉴 메인 페이지. /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쿠팡, 테무 등과 비교했을 때 알리익스프레스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소비자 조사를 통해 알리익스프레스는 상품 다양성, 가격 경쟁력 등 차별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가 판매하는 1억5000개 상품 중 상당수가 한국 시장서 찾기 어려운 상품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진정성을 갖고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현재 180개 국가와 지역, 1억5000만명의 소비자를 보유 중이다. 한국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케이베뉴로 한국 시장을 공략 중인데 알리익스프레스에게 한국 시장이 갖는 의미는

처음 알리익스프레스를 시작할 때 한국 해외직구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았다. 알리익스프레스 팀은 해외직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 시장이 소비자에게 있어 더 쉽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알리익스프레스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한국 셀러 측면에서 봤을 때 K-패션, K-팝 등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한국 셀러가 전 세계 소비자를 만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국 물류센터 건립 계획, 대형마트 인수합병(M&A) 투자 등에 대해 소개해달라

내년 상반기 물류센터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물류센터는 3년 이내 구축할 것이며 새 부지를 건립할 수도있고 기존 유통업체를 인수할 수도 있다. 유통업체들과의 M&A 관련 보도가 쏟아지고 있는데 대부분 유언비어에 불과하다. 홈플러스와 M&A를 논의한 적은 없다. 물류센터는 독자적으로 진행하기보단 한국 협력 파트너사와 기술적인 부분을 협력할 예정이다. 다만 물류센터 시설 규모, 부지 등 모두 정해진 바 없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의 중소기업에게 더 효율적인 판매와 유통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물류센터 설계부터 건설, 부지 등을 신중하게 선택해 최고의 시설로 건립할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고 ‘만능 알리익스프레스’를 실현할 수 있을 때 M&A를 단행할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어떻게 한국까지 저렴하게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지?

알리익스프레스는 제조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구조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중간 벤더사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는 해외서 직접 구매하는 것과 같은 가격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의 또 다른 핵심은 배송이다. 한국으로의 배송은 웨이하이(威海)에 위치한 물류센터에서 해상운수로 이뤄지고 있어 배송비를 줄일 수 있었다.

한국에선 알리익스프레스 유해물질 검출, 개인정보 보호 등 우려가 많은데

유해물질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유해물질 제품을 발견하면 즉시 삭제하고 해당 셀러를 차단하고 있다. 또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샘플링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 테스트는 한국 기준에 맞춰 실시되며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상품은 삭제하거나 셀러에게 패널티를 주고 있다.

개인정보도 중요시한다.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동의를 받아 데이터를 활용 중이다. 제품의 배송과 거래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만 활용하고 있으며 거래 종료 후 90일 이내 익명화 처리하고 있다. 운송장도 전체 택배량에서 97% 이상을 운송장 익명화로 개인정보를 보호 중이다. 소비자 동의 없이 절대 개인정보를 확인하지 않는다. 2019년 국제 표준화 기구 ISO 인증도 받았다. 앞으로도 인력, 물력에 투자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물류센터 건립까지 상당한 시간 소요가 예상되는데 쿠팡이 견제되진 않는지

현재 물류센터 건립은 알리익스프레스 업무와 별개로 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서 기본 인프라를 갖췄고 물류 역시 낙후되지 않았다. 경쟁사를 신경쓰기 보다는 많은 협력 파트너사들과 결과물을 만들고 싶다. 만능 익스프레스를 목표하기 때문에 초저가, 상품 수, 배송, 소비자 경험, UI, UX 등 광범위하게 알리익스프레스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최저가’로는 한국서 승부 내기 어렵다. 지속가능한 전략이 필요할텐데

절대적, 상대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즉 다이소처럼 절대적인 가격을 판매하거나, 경쟁사와 같은 품질의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알리익스프레스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해야 할 것이다. 중국도 ‘가성비’를 중요시한다. 예를 들어 알리익스프레스가 ‘A. Fashion(에이패션’ 카테고리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패션 제품을 판매 중인데, 상당수 제품이 중국 광저우 의류 도매시장에서 물건을 떼온 것이다. 마치 한국 동대문과 같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제조 과정, 품질 등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기 때문에 한국 이커머스 시장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본다. 중국에서 공급받는 제품, 동대문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해 소비자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알리익스프레스의 전략이다.

유독 알리익스프레스만 ‘가품’ 비판을 받는데 억울하지 않은지

알리익스프레스에는 1억5000개 상품이 있다. 제품 관리하는데 있어 어렵고 복잡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억울해하기보단 오히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다. AI를 도입한다든가 관리 매커니즘을 통해 가품이나 유해상품을 사전에 예방하는 등 여러 방안을 고려 중이다. 셀러들을 대상으로도 가품, 유해물질을 판매하면 안된다거나 상표권 침해 등에 대해서도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케이베뉴에서 어떤 상품군 판매 비중을 높일 예정인지

신선식품과 전자제품, 뷰티 등이다. 오픈마켓으로서 소비자 경험을 중요시한다. 우수한 셀러들이 입점해서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 알리익스프레스가 소비자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러려면 우수한 물품 소싱, 관리, 배송 등에서 우수한 실력을 가진 셀러들이 많아야한다. 신선식품의 경우 콜드체인 역량을 갖춘 셀러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중 관계가 앞으로 알리익스프레스 사업에 영향을 미칠까

한·중 관계는 국가 간 문제다. 개인적으로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로 생각한다. 한·중 관계와 별개로 알리익스프레스는 이용자 경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집중할 것이다. 견고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면 소비자들도 알리익스프레스를 인정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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