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수 저출생대응비서관실 선임행정관 활동···7월 신설돼 업무 폭증, 첫 대통령실 파견
차전경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 부임 1년···의대 증원·연금개혁 총괄, 복귀 시점 주목
공통점은 행시 43회 동기, 타 부처 출신, 차세대 주자 기대감···직급 등 차이점도 보유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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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보건복지부 출신으로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돼 현재 중책을 수행하는 행정고시 동기 황의수 선임행정관과 차전경 행정관이 주목받고 있다. 두 관료 모두 저출생대응과 의대 증원 등 핵심 정책을 총괄하는 상황이다. 

7일 대통령실과 복지부에 따르면 황의수 선임행정관이 저출생대응수석 저출생대응비서관실에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근무 개시 시점은 지난 7월 29일로 파악된다. 차전경 행정관은 사회수석 보건복지비서관실에서 활동한다. 차 행정관이 대통령실로 파견된 시점은 지난해 9월 25일이다.

황의수 선임행정관과 차전경 행정관은 공통점이 많은 편이다. 우선 행정고시 43회 동기다. 공교롭게 황 선임행정관 상사인 최종균 저출생대응비서관과 차 행정관 상사인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도 행시 37회 동기다. 타 부처 출신으로 복지부에 전입한 것도 동일하다. 황 선임행정관은 청소년위원회 출신이다. 차 행정관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청와대를 거쳐 복지부에 전입했다.

익명을 요청한 관가 관계자 A씨는 “복지부는 비교적 텃세가 센 편”이라며 “황 선임행정관과 차 행정관은 적응해 살아남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두 관료 모두 복지부 실세와 유대관계를 맺은 것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행시 동기 중 나이가 어려 향후 복지부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주자로 거론되는 것도 유사하다. 황 선임행정관은 1974년생이다. 차 행정관은 1976년 태어났다. 참고로 복지부 행시 43회 중 최고령자는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1968년생)이다.

공교롭게 이명박 정부 시절 발탁된 것도 동일하다. 황 선임행정관이 임채민 장관 비서관에 임명된 시점은 2011년이다. 차 행정관도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로 파견돼 기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차이점도 있다. 복지부 행시 43회 중 유일하게 청와대 파견 경력이 없었던 관료가 황 선임행정관이다. 텃세와 불운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관가 관계자 B씨는 “황 선임행정관은 실력과 능력이 탁월했지만 유난히 인물이 많은 동기 사이에서 관운이 없던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차 행정관은 이명박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도 파견되는 등 대통령실 근무가 두 번째다. 지난해 파견 전 대통령실에서 면접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선임행정관과 행정관 등 직급도 다르다. 보건복지비서관실의 경우 현 정부 출범 후 선임행정관 TO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업무는 비서관을 보좌하는 선임행정관이지만 공식 직급은 행정관이라는 전언이다. 차 행정관 전임자인 이중규 현 건강보험정책국장 역시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복지부에 복귀하면서 고위직으로 승진한 바 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두 명 관료를 분석하면 우선 황 선임행정관은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서대전고와 서울대 사회학과(92학번)를 졸업했다. 청소년위원회에서 근무하다 2008년 사무관 시절 복지부로 전입한 그는 나눔정책TF팀장과 장관비서관, 약무정책과장, 홍보기획담당관, 공공의료과장, 생명윤리정책과장, 기획조정담당관, 보건산업정책과장 등을 거쳤다. 황 선임행정관은 복지부 전입 직후 사회서비스정책과에서 근무했지만 그동안 보건의료 업무를 많이 맡았다.

하지만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청소년위원회 근무 경력과 성실성 등이 감안돼 최종균 저출생대응비서관을 보좌하는 선임행정관에 발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 7월 신설된 비서관실인 만큼 업무 체계를 만들고 여성가족부 등 복수 부처에서 파견 받은 실무자를 중심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작업에 치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국과도 수시로 업무를 공유하며 인구전략기획부 출범 준비 등 산적한 업무가 많은 상황이다.

황 선임행정관은 2018년부터 해외 파견근무를 한 탓에 동기 중 가장 늦게 지난해 4월 부이사관(3급)에 승진했다. 이어 이달 2일자로 고위직 관료가 됐다. 관가 관계자 C씨는 “올 상반기 여가부 국장 전출설과 한의약정책관 유력설 등 유난히 황 선임행정관에 대한 하마평이 적지 않았다”라며 “대통령실 파견은 동기 중 가장 늦었지만 앞으로는 선두주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출신 차 행정관은 대진여고와 이화여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대통령실 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을 거쳐 2012년 복지부 사회정책분석담당관으로 전입했다. 이어 사회서비스일자리과장, 보육사업기획과장, 정신건강정책과장, UN ESCAP 파견, 의료인력정책과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 9월 보건의료정책과장에 임명돼 의정협의체와 의료현안협의체 실무를 총괄한 그는 코로나19 종료 이후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 구축과 의료법 개정안 실무도 수행하는 등 분주하게 활동했다.

보건의료과장 1년 근무가 대통령실 파견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차 행정관은 시원시원하고 활발하며 적극적 성격으로 파악된다. 현재 그는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을 보좌하며 의대 증원과 연금개혁 등 보건과 복지 주요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과부하가 이슈로 부상하며 업무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비서관은 인품은 훌륭하지만 실무자에게 지시하는 업무가 많다는 것이 복지부 직원들 전언이다. 

향후 차 행정관의 복지부 복귀 시점과 보직도 관심사다. 관가 관계자 D씨는 “보건의료과장 1년 근무에 이어 대통령실 부임도 1년 지났는데 차 행정관과 9월은 인연이 있다”며 “일각에서는 파견 기간이 이달 24일 종료돼 복귀하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복지부의 국내 파견은 관행적으로 1년이기 때문에 기간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관가 관계자 E씨는 “차 행정관의 복지부 복귀는 조규홍 장관이 교체되거나 고 비서관이 복귀하는 등 대규모 개편과 동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임자처럼 요직인 보건의료정책관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임자인 이중규 행정관은 지난해 9월 복지부로 복귀하며 요직인 건보국장에 임명됐다. 복지부 ‘빅4’ 국장 중 하나인 건보국장에 신임 국장이 발령 받은 사례는 극히 드문 경우로 꼽힌다.

결국 대통령실에서 황 선임행정관과 차 행정관이 수행하는 업무는 국민들에게 영향력이 크다. 그들이 어떤 실적을 올리느냐는 단순히 복지부 복귀 시 보직에 그치지 않고 향후 평가를 받을 만큼 중요도가 높다. 의료계 관계자 F씨는 “이번 추석에 대통령실이 권역응급센터에 비서관들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책을 맡고 있는 황 선임행정관과 차 행정관은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업무집중도를 높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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