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M캐피탈 정밀 실사 진행···가격 선정 후 이사회 결정
우선매수권 행사 가격 기존 1배보다 높게 형성···실사 이후 최종 인수 여부 결정
상황 악화되기 전 M캐피탈 인수해 정상화 vs 인수 무리 주장 엇갈려
우선 디폴트라도 막을 방법 필요 조언도···자생 시그널 주는 대책 마련 시급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새마을금고가 M캐피탈의 우선매수권 행사를 검토하기로 하면서 조만간 정밀 실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매수권 행사 가격이 기존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내부에서는 M캐피탈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 인수해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새마을금고 출자 비리 사태와 연관된 M캐피탈을 인수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M캐피탈 만기 여전채 1125억원 육박···유동성 약해 신규 자금 공급 시급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사회에서 M캐피탈 우선매수권 검토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2020년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ST리더스PE)가 M캐피탈(당시 효성캐피탈)을 인수할 당시 총인수금액 3800억원 중 1500억원을 지원한 앵커출자자(LP)로 참여했다.
당시 펀드 지분 60%와 더불어 해당 펀드를 통해 LP들이 보유한 M캐피탈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동시에 확보한 바 있다. 조만간 정밀 실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격산정이 이뤄지면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업계(IB)에 따르면 이번달 만기가 돌아오는 M캐피탈의 여전채는 총 1125억원에 육박한다. M캐피탈은 지난달에도 1150억원 규모의 여전채가 만기를 맞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M캐피탈은 운용사(GP)인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와 주요 출자자인 새마을금고의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재무건전성 악화로 신용등급이 떨어져 현재 신규 여전채 발행이 사실상 막힌 상황이다. 최대 출자자인 새마을금고가 M캐피탈의 유동성 악화 원인을 ST리더스PE로 지목해 위탁운용사(GP)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M캐피탈은 지난달 30일에 2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를 발행하며 우선 급한 불을 껐다. KDB산업은행도 만기가 돌아온 200억원 규모의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중 150억원을 롤오버(만기 연장)해주면서 한숨을 돌린 상태다. 하지만 M캐피탈의 경우 이미 회사 내 가용 유동성이 약하다보니 신규 자금 공급이 없다면 이번달을 넘기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캐피탈 우선매수권 행사를 위한 실사 자문사에 삼일PwC를 선정했다. 실사자문사 선정은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새마을금고가 정밀 실사 후 유동성 지원과 함께 인수 여부를 확정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무엇보다 문제는 새마을금고의 우선매수권 행사가격이 PBR 1.2배에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이번 거래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가치(자본총계)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새마을금고의 우선매수권 행사가격은 이보다 높다. 통상적으로 캐피털사의 기업가치는 PBR 1.2배까지 평가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고 새마을금고가 실사 이후 최종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종 인수 여부는 현재까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M캐피탈 순자산 불확실하고 새마을금고 출자 비리 사태 연관···디폴트 시 파장 우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를 두고 새마을금고 내부에서는 M캐피탈 인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M캐피탈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M캐피탈을 인수해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정확히 M캐피탈 순자산이 얼마 있는지도 모른데다 새마을금고 출자 비리 사태와 연관된 회사를 직접 인수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힘을 싣고 있다.
새마을금고 출자 비리 사태는 박차훈 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지난해 3월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과정에서 불법 수수료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지난 2020년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가 중앙회로부터 출자금 3000억원을 받아 M캐피탈을 인수했는데 검찰은 당시 중앙회 직원이 출자를 대가로 거액의 뒷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기소된 이들은 모두 박차훈 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최측근들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추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M캐피탈이 사실상 이번 달을 넘기기 어려운 만큼 최악의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우선 디폴트라도 막을 방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총 자산 3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10위권 캐피탈사가 무너진다면 국내 자본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클 것"이라며 "M캐피탈이 자생할 수 있도록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