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확산세로 코로나 치료제 품귀···현재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등 3품목 유통
‘조코바’, 작년 12월 제조품목허가 신청 후 대기···제약업계 “국산 치료제 심사, 서둘러야”
허가 획득해도 환자부담 가격 등 논의 사안 많아···향후 재확산세, 심사 진행에 영향 줄 듯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일동제약이 허가를 신청, 심사를 받고 있는 코로나 치료제 ‘조코바’ 허가 여부가 주목된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220곳 의료기관의 코로나 표본 감시 입원환자 수는 7월 3주 226명→7월 4주 474명→8월 1주 880명→8월 2주 1366명→8월 3주 1444명으로 집계됐다. 주간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에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가 일부 지역에서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최근 갑작스러운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수요에 비해 치료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에는 정식 품목허가를 받은 한국화이자제약 ‘팍스로비드’와 길리어드사이언스 ‘베클루리’,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한국MSD ‘라게브리오’ 등 3개 치료제가 유통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현재 허가 여부를 심사 중인 일동제약 조코바와 라게브리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조코바는 긴급사용승인 획득 실패에 이어 허가 신청을 변경하는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에 더욱 주목 받는 상황이다. 

실제 2022년 12월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조코바 긴급사용승인을 식약처에 요청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 일동제약은 지난해 1월 조코바 허가를 정식으로 신청했지만 12월까지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에 회사는 ‘수입 품목허가’에서 ‘제조판매 품목허가’로 변경해 신청, 대기하는 상태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조코바는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과 허가가 잇달아 불발된 사례”라며 “제조판매 품목허가에 대한 심사가 평균 1년여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 12월까지는 허가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2021년 12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코로나 환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3상 시험 결과, 조코바 투여 그룹에서 기침과 인후통, 콧물 및 코막힘, 발열, 피로감 등 코로나와 관련한 5가지 증상 개선 속도를 유의미하게 앞당겼다. 1일 2회 또는 3회 총 5일을 복용하는 다른 코로나 치료제와 달리 조코바는 1일 1회 1정, 5일 투약이 가능한 복용 편의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핵심은 이번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식약처가 조코바 허가에 대한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하느냐 여부로 분석된다. 지난해 초부터 11개월간 수입 품목허가 여부를 심사했고 8개월간 제조판매 품목허가를 검토했기 때문에 허가 결정을 최대한 앞당길 가능성을 업계가 주목하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다국적 제약사 치료제만 시장에 나와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제약사가 제조를 추진하는 코로나 치료제 심사를 정부가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한 치료제를 1년 7개월 여 심사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 C씨는 “(제조판매 품목허가를 위한) 관련 규정에 따라 현재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식약처가 이른 시간 내 조코바 허가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한다고 해도 난제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허가 후 정식 출시하려면 급여나 비급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일동제약이 단독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예산을 투입, 코로나 치료제 가격의 대부분을 부담하는 상황에서 조코바 급여 여부나 약가 등 허가 이후 출시 전까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코로나 치료제는 다른 의약품과 다른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허가를 획득한다고 해도 바로 생산해 환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E씨는 “코로나 치료제 환자부담금이 5만원인데 환자들은 정확한 약제 가격과 정부 예산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에 조코바 역시 환자가 부담할 가격 결정 등 산적한 사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향후 코로나 재확산세가 어떻게 진행될 지도 조코바와 관련된 변수로 파악된다. 질병청은 이달 말까지 코로나 환자가 증가하다 9월 이후 감소 추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인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 재확산세는 한달여 전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며 “2주 전 정점을 찍은 것으로 판단되며 추석까지는 완만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2년여 가량 정부와 진행해온 일동제약 조코바에 대한 식약처 심사 결과가 늦어도 연말까지는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허가를 받을 경우 가격 결정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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