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4공장 계획한 낸드 설비 투자, D램으로 전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전용 생산설비로 구축중인 평택4공장(P4) 1단계 투자계획 중 일부를 D램용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낸드플래시 월 8만장 생산을 계획하고 투자했지만 이를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D램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1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낸드플래시 전용으로 투자한 P4 낸드 설비투자 전체 물량을 기존 월간 8만장 규모에서 4만~5만장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P4는 평택3공장(P3)과 달리 생산설비를 D램에서 낸드플래시 전용으로, 낸드플래시에서 D램 전용으로 유동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공장(팹)이어서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캐파 규모를 재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P4 페이즈1 투자 비중을 D램 쪽으로 높이고 있다”며 “D램 회복 사이클이 낸드플래시 대비해서 빨리 올라오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P4 신규 낸드플래시 라인은 9세대 제품이 양산될 예정이다. 연내 월간 5000장 수준의 캐파를 확보하고, 내년 1분기 5000장 규모의 캐파를 추가한단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10세대(430단대) 전용 설비들도 들어갈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D램 시장 규모는 1364억8800만달러(약 187조원)가량으로, 올해(906억7400만 달러) 대비 51%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 내년 말 D램 수요가 공급량을 13.5%가량 넘어서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버용 D램도 수요가 공급량을 약 15.8% 수준으로 웃돌 전망이다.

DDR5가 올해 서버용 D램 출하량의 40%를 차지한 데 이어 내년 60~65%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D램도 LPDDR5와 5X 제품이 전체 출하량의 50~60% 수준에 이르는 등 고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경우 전체 D램 출하량의 5%를, 매출의 20%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회사의 HBM 매출이 매분기 2배 내외 수준의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 하반기엔 상반기 대비 3.5배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낸드플래시 성장폭은 D램 대비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를 올해 대비 29% 늘어난 786억달러(약 109조원)로 전망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D램은 HBM 생산증가로 선단 공정 기반의 범용 제품 공급 제약이 전망되고 낸드플래시는 작년부터 이어진 업계 캐팩스(설비투자) 제약과 더불어 공정 전환 과정에서의 비트로스(Bit Loss) 영향으로 제한적인 생산 비트그로스(Bit Growth)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공급 우선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일부 고객사로부터 예년보다 이르게 연간 공급 계약 체결에 대한 요청이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에서 접수되고 있다”며 “다운턴 상황에도 투자 지속했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년 대비 제한된 변화 폭 안에서 수요가 있는 제품 중심으로 투자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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