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약세·전기차 캐즘 따른 배터리 공장 가동률 하락 영향
SK온, 11개 분기 연속 적자···매출 전년 대비 ‘반 토막’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정제 마진 하락과 배터리 사업 부진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적자를 냈다. 자회사 SK온은 영업손실 4601억원을 기록하며 11개 분기 연속 적자 행보를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18조7991억원, 영업손실 458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4%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손익은 57.1% 증가하며 적자 폭이 축소됐다.
각 사업부 별로 보면 석유사업은 정제 마진이 하락하며 전 분기 대비 75.6%(4469억원) 감소한 14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화학사업은 파라자일렌(PX), 벤젠 등 주요 제품 수익성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2분기 중 진행된 정기보수 영향으로 판매량이 감소해 전 분기 대비 251억원 감소한 영업이익 994억원을 달성했다.
윤활유 사업은 중국 수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30.8%(680억원) 감소한 15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전 분기 대비 판매물량은 소폭 증가했으나, 복합판매단가 하락과 매출원가 증가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123억원 감소한 142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배터리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은 영업손실 4601억원을 내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보다 적자 규모는 1000억원 이상 확대됐다. 이로써 SK온은 올 상반기에만 791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1조5535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6961억원)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났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취액은 증가했지만, 공장 가동률 하락 및 헝가리 신규 공장 가동으로 인한 초기 비용 증가 영향이 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 1분기 SK온의 AMPC 수익은 지난해 4분기(2401억원) 대비 83.9% 감소한 385억원에 그쳤다.
소재사업은 주요 고객사향 판매 물량은 증가했으나 재고 관련 손익 반영 등에 따라 영업손실 701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하반기부터 이차전지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내실 다지기’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시장 둔화에 따른 OEM 수요 감소로 전체적으로 1분기, 2분기 가동률은 하락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세를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캐즘 시기를 내실을 공고히 하고 본원적 경쟁력 강화할 기회로 현명하게 활용하고자 한다”면서 “모든 비용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손익 개선을 위한 모든 아이템을 발굴하고 감축하는 방안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SK온은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배터리 폼팩터 종류인 각형 배터리 기술 개발도 완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