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조양래 명예회장 건강 문제 없다고 최종 판결···경영권 논란 마침표
한국타이어, 미국·유럽 공장 증설하며 세계 5위권 타이어 회사로 발돋움 준비
한온시스템 인수로 매출 30조원 규모로 성장 예상
슈퍼카·전기차 타이어 확대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판매 확대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 사진=정승아 디자이너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 사진=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결됐다. 앞서 조현범 회장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데 이어, 조현범 회장에게 주식을 넘긴 조양래 명예회장의 건강에도 문제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경영권이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추후 한국타이어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해외 공장 증설, 한온시스템 인수, 고성능 타이어 연구 개발 등을 진행 중인데, 조 회장 체제가 굳건해지면서 미래 먹거리 사업 다각화가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법원은 조양래 명예회장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청구한 한정 후견 개시 심판 재항고를 기각했다. 앞서 조 이사장은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주식 전부를 조 회장에게 매각하자, 아버지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작년 사모펀드와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승리한 바 있다. 당시 MBK 파트너스는 조 회장 형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조희원씨 등과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조 회장 측이 승리하며 사모펀드와의 경영권 분쟁은 끝이 났다.

변수로 남아있던 조양래 명예회장 한정후견 건도 마무리 지으면서 오랜 기간 이어졌던 한국타이어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종결됐다.

조 회장의 경영권이 공고해지면서 추후 한국타이어 미래 투자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타이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타이어는 해외 공장 증설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타이어는 7589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7년까지 유럽 헝가리 공장에 트럭·버스용 타이어(TBR) 생산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로 헝가리 공장에선 연 85만본가량 타이어 생산이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미국 테네시 공장도 오는 2026년까지 15억7500만달러(약 2조1500억원)를 투자해 승용차 및 경트럭 타이어 기준 연 700만본, TBR은 100만본 가까이 생산을 늘릴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타이어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5위 타이어 업계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를 통해 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성장에 속도를 붙일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5월 한온시스템 인수 관련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10주간 실사 및 2주간 협상 등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 사진=한국타이어
/ 사진=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은 업계 최상위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전세계 전기차 브랜드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실내외 온도에 따라 주행 가능 거리에 큰 영향을 받는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주는 열 관리 시스템을 비롯한 전동 컴프레서, 냉매·냉각수 통합 모듈 등의 분야에서 선두 기업으로 꼽힌다.

앞서 조 회장은 2014년 한온시스템 최초 지분 인수 당시 전동화 시대를 대비해 타이어 및 자동차용 열관리 시스템을 결합한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한 바 있다.

작년 기준 회사 매출은 약 10조원에 달하며, 이번 인수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그룹은 2030년 매출 3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조 회장은 고성능 자동차 브랜드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5년부터 포르쉐에 신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추후 포르쉐 뿐 아니라 람보르기니, 페라리, 부가티와 같은 다른 슈퍼카 브랜드와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3월 열린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시리즈에서 고성능 레이싱 타이어를 공급했다. / 사진=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는 지난 3월 열린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시리즈에서 고성능 레이싱 타이어를 공급했다. / 사진=한국타이어

슈퍼카의 경우 고속 주행, 급제동, 급가속 등 열악한 주행 환경 속에서 타이어 성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슈퍼카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전세계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 점유율을 확대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최근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인해 주춤하고 있지만, 결국 모든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한국타이어도 발빠르게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전세계 완성차 기업 판도가 완전히 뒤바뀐 것처럼, 한국타이어도 전기차용 타이어 성능에 따라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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