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주사형 탈모 개량신약 임상 3상 진입
대웅제약, 1개월에 1번 투약 탈모 치료제 개발
JW중외제약, 탈모 혁신 신약 연내 1상 진입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탈모치료제를 주목하고 있다. 종근당과 대웅제약 기존 치료제 대비 투여 주기를 늘린 개량신약을, JW중외제약은 혁신 신약으로 탈모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특히 종근당은 임상 3상 승인 소식을 알리며 상업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치료제 시장 성장이 전망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관련 의약품의 시장 진입 준비에 돌입했다. 새로운 기전의 신약뿐만 아니라 개량 신약 등으로 환자 접근성을 높여 차별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종근당은 최근 개발 중인 탈모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CKD-843’에 대한 국내 3상이 승인 소식을 알렸다. CKD-843은 기존 경구용 치료제를 장기지속형 주사 제형으로 변경을 시도한 개량신약 후보물질이다. 3개월에 한 번 맞으면 되는 주사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임상 3상은 총 36개월 동안 남성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 273명을 대상으로 CKD-843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확증 임상이다. 종근당의 CKD-843은 여지껏 개발되지 않은 신약의 개념이 아닌, 기존 경구제를 주사제로 바꾼 개량신약인 만큼 임상 1상 완료 후 2상 없이 바로 3상으로 진행하게 됐다.
종근당 관계자는 “CKD-843 임상 3상은 지난 5월 임상시험계획(IND)을 식약처에 제출한 것”이라며 “그동안 주사 방식으로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는 신약을 개발해왔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1개월에 1번 투약하는 개량신약 탈모 치료제 IVL-3001을 위더스제약, 인벤티지랩과 공동 개발 중이다. 인벤티지랩은 전임상, 임상1상, 제품 생산을 지원하고 대웅제약이 임상 3상과 허가, 판매를 맡는다. 위더스제약은 생산을 담당할 예정이다. 여기에 3개월 지속형으로 종근당과 투여 시기를 동일하게 맞춘 IVL-3002 또한 후발주자로 호주에서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3상 궤도에 진입해 올해 의약품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IVL-3001은 임상 1상에서 최적 용량 비교 등 2상에 해당하는 요소가 일부 포함돼 있어 바로 3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JW중외제약은 탈모 치료제 신약 ‘JW0061’을 개발 중이다. JW0061은 윈트(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시키는 혁신신약(First-in-Class) 후보물질이다. 올해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현재 임상용 약물을 생산 중이다.
JW중외제약은 JW0061은 기존 탈모치료체를 보완, 대체해 남성과 여성 탈모 환자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JW0061은 연내 본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JW0061은 기존 탈모 치료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탈모 치료 시장의 장밋빛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내 제약사들도 탈모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탈모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8년 22만5000여 명에서 2022년 25만여 명으로 4년 새 약 11%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30대 젊은 탈모 환자는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1년 990억원대였던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은 2022년 1036억원, 2023년 1024억원으로 성장 추세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10조원에서 오는 2028년 1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탈모 치료제 성분은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미녹시딜’ 등이 대표된다. 다만 부작용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의 경우 주로 남성 환자의 탈모 치료를 위해 처방되고 있지만 성욕 감소, 발기부전 등의 성기능 장애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다. 여성 탈모 환자에게는 주로 미녹시딜이 처방되는데 투약을 중단할 경우 탈모가 재발하는 사례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탈모 치료제들은 부작용으로 인해 투약 중단 등의 사례 보고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부작용을 개선하고 투약 주기를 늘린 약제가 개발되면 환자들의 처방 의지가 높아지면서 탈모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