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다음 단계서 시장 리딩전략”
“SID 논문 채택 비중, 4개 핵심 분과서 고르게 성장”

김용석 디스플레이혁신공정플랫폼구축사업단 단장(홍익대 신소재공학과 교수)이 16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2024 SID 리뷰 워크샵’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김용석 디스플레이혁신공정플랫폼구축사업단 단장(홍익대 신소재공학과 교수)이 16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2024 SID 리뷰 워크샵’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중국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지목되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과 퀀텀닷(QD),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분야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했단 평가가 나왔다. 올해 개최한 세계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학회 ‘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한국을 제치고 해당 분과 논문 채택 수가 가장 많았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국내 삼성과 LG가 이끄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넘어 다음 단계에서 시장을 선도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용석 디스플레이혁신공정플랫폼구축사업단 단장(홍익대 신소공학과 교수)은 16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2024 SID 리뷰 워크샵’에서 “중국은 AR과 VR, QD, 마이크로 LED 부문에 집중돼 있으며, 한국은 OLED와 백플레인 기술에서 기술을 선도 중”이라며 “이는 산업과도 연관 있는데, 중국도 단순히 OLED 영역에서만 추격하겠단 관점이 아니라 다음 단계에서 주도권을 잡고 시장을 선도하겠단 것으로, 중국은 그만큼 연구 비용과 인력 등이 충분히 뒷받침해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중국, 세계 권위 디스플레이 학회 245편 논문 채택 

SID에 따르면 올해 중국이 학회에 제출한 논문은 321편이며, 그중 245편이 채택됐다. 채택률은 76.3%에 달했다. 한국은 164편이 채택됐는데 거의 100%의 채택률을 기록했다.

다만, AR/VR과 QD 및 마이크로LED 부문에선 중국의 구두발표 논문 수가 한국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분과별 구두발표 논문 수 분포를 살펴보면 중국이 AR/VR에서 11편, QD·마이크로LED에서 14편에 달한 반면, 한국은 각각 9편, 8편에 머물렀다.

한국은 OLED와 박막트랜지스터(TFTS) 백플레인 부문에서 강점을 드러냈다. OLED에서 18편의 논문이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TFTS에선 15편이 채택됐다. 중국도 OLED에서 16편으로 많은 논문이 채택됐다. TFTS에선 3편에 머물렀다.

미국도 선전했다. AR/VR과 QD·마이크로LED 부문에선 미국이 한국과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 “중국, OLED 연구개발 관점에서 한국과 차이 없어”

김 단장은 “주요 분과를 종합해보면 한국이 50편의 논문이 오랄 프레젠테이션에 채택되며 기술을 이끌고 있고, 중국(43~44편), 미국(26~27편) 순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4개 산업 분야(AR/VR, QD·마이크로LED, OLED, TFTS)에서 중국이 균등하게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OLED에서도 폼팩터가 롤러블, 슬라이더블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연구개발 관점에선 중국과 한국이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우리도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여건은 안 되겠지만, 대응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을 잘 선정해서 연구개발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단장은 올해 SID에 새롭게 나온 핵심 중 하나로 ‘다기능 디스플레이(Multi Function Display)’란 개념을 꼽았다. 디스플레이 그 자체의 기능에서 벗어나 여러 가지 성능을 구현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시큐리티(보안) 부문을 예로 들을 수 있다. 학회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든 면적에서 손가락 지문을 인식해 보안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선보였다. 

중국 3위 디스플레이업체인 비전옥스는 언더패널카메라(UPC)를 활용한 안면 인식 솔루션을 선보였다. 마이크로 LED는 전체 면적에서 화소가 차지하는 면적이 상대적으로 적으면서도 고휘도를 구현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에 포토센서를 집어넣어 이미징 센싱을 할 수 있는 기술이 소개됐다.

김 단장은 “(다기능 디스플레이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새로운 차별화 포인트를 가져갈 수 있는 하나의 미개척지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디스플레이 산업의 딜레마 중 하나가 매년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는 점으로, 1년에 20~30%씩 떨어지고 있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빠르게 다기능화 트렌드로 가면서 가격이 급증하는 추세”라며 “디스플레이도 새로운 성능을 계속 보강하면 가격을 더 받고 산업의 외형을 확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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