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 광풍에 글로벌 전력 수요↑
전력 공급량 부족 사태에 세계 각국과 잇따라 계약 체결
수요 대응 위해 경남 창원·미국 멤피스 생산라인 증설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효성중공업의 주력 사업부문인 초고압 전력기기 분야에 호황이 찾아왔다. 세계적인 전력 사용량 급증과 미국의 노후 기기 교체 수요 도래로 ‘슈퍼 사이클’에 진입해서다. 글로벌 수요보다 공급량이 안정적이어서 제품 가격도 오름세다.
인공지능(AI) 광풍에 세계 곳곳에서 데이터센터가 설립되면서 글로벌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아울러 중동의 신도시 건설 및 개발도상국의 전력인프라 확충 움직임 등도 겹치며 전력기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14일 블룸버그신에너지금융연구소(BNEF)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20년 2350억달러(약 320조원)에서 2030년 5320억달러(약 730조원), 2050년에는 6360억달러(약 87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1969년 국내 최초로 154kV(킬로볼트) 초고압 변압기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1978년 345kV 변압기, 1992년 765kV 변압기를 개발해,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통해 2010년 국내 기업 최초로 영국 전력청으로부터 일감을 따낸 바 있다. 당시 275kV 및 400kV 변압기 등을 3000억원 규모에 공급했다. 최근에는 호주 퀸즐랜드 주정부 전력회사인 ‘파워링크’와 350억원 규모의 변압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효성중공업 전력기기 부문은 최근 4년간 기업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수주잔고는 약 2배 늘었다. 이 흐름을 지속하기 위해 국내외 공장의 운영 효율 개선은 물론 증설 작업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효성중공업은 건설 사업부의 어려움을 전력기기 부문이 채우면서 전체 실적을 방어하는 중”이라며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전력기기 시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당분간 관련 일감 수주 및 계약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효성중공업은 전력기기 슈퍼 사이클을 맞아 세계 각국으로부터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남 창원과 미국 멤피스에 위치한 초고압 변압기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입한다. 작업이 완료되면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1.4배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