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미만 임직원 비중 2021년 19.2%에서 지난해 21.8%로 올라
파업 피로도 큰 MZ 세대 영향에 임금인상 초점 맞춰 6년 연속 무분규 합의 도출
남성 육아 휴직자 및 복귀율도 큰 폭으로 올라···6년새 9배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입김이 거세지면서 그룹 문화가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보수적이면서도 군대식 문화로 널리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MZ세대 직원을 중심으로 소통·수평적 문화를 강조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협상이나 육아 휴직 등 조직 문화에 반영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30세 미만 현대차 임직원 수는 2만6979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21.8%를 차지했다. 앞서 지난 2021년엔 30세 미만 직원은 2만3689명으로 19.2%에 불과했으나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50세 이상 직원은 지난 2021년엔 3만5805명으로 비중이 29.1%였으나, 작년에는 3만3950명으로 27.4% 수준까지 떨어졌다.
또한 현대차가 최근 신규 채용을 확대하면서 추후에는 MZ세대와 기성세대 직원간 격차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술직 사원을 내년 500명, 2026년 300명 추가 채용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노사가 내년 300명 채용에 합의한 점까지 더하면 2026년까지 총 1100명을 추가로 뽑는 셈이다.
또 현대차그룹 차원에선 오는 2026년말까지 국내에서만 8만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4만4000명을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등 미래 신사업 추진을 위해 젊은 인재를 신규 채용한다.
아울러 현대차 국내 생산직 중 절반 이상이 50세 이상으로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만큼 자연스레 기존 기성세대 직원이 줄어드는 점까지 감안하면 향후 MZ 세대 비중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MZ세대 강세는 이번 노사간 협상에서도 드러났다. 앞서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하며 파업 강행을 준비했으나, 실리를 중시하는 MZ세대 영향 등으로 임금 인상에 초점을 맞춰 합의를 이뤄냈다. 현대차 노조 내부에선 MZ세대를 중심으로 파업 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면서 임금 인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현대차 노사는 임단협에서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 경영 성과금 400%+1000만원, 별도 격려금 100%+280만원 지급, 품질 향상 격려금 500만원+주식 20주 지급 등에 합의하며 6년 연속 무분규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 협상 뿐 아니라, 육아 유직과 같은 직원 복지에서도 MZ 세대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현대차 남성 직원 육아 휴직자는 22명에 그쳤으나, 작년에는 184명으로 9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육아 휴직자 복귀율도 지난 2017년 88.9%에서 지난해엔 93.4%까지 올라갔다. 여성 직원의 경우 지난 2017년 육아 휴직자는 123명에서 지난해엔 203명으로 늘었다. 복귀율도 87%에서 94.7%로 상승했다.
더불어 여성 임직원 비중도 지난 2017년엔 7.4%였으나 지난해엔 10.5%로 3.1%p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