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독일 정부, 압수한 물량 시장에 내놔
마운트곡스 10년 만에 채무상환 시작
조정 또 온다 전망···"4만달러까지 내려간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1~7일) 시장에 물량이 대규모로 풀릴 것이란 우려로 6만달러 선이 붕괴됐다. 미국, 독일 정부가 범죄에 연루된 가상자산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또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도 채무 상환을 시작했다. 시장에선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 5만8064달러(약 8027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4.73% 하락했다. 지난 2일까지 6만3000달러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3일오전부터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4일 오전 6000만달러 선이 무너졌다. 하락세는 계속돼 5일 오후 5만4022달러까지 내려갔다. 이후 소폭 오르면서 현재 5만8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에 이어 비트코인 공급 과잉 우려로 시세가 하락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언폴디드에 따르면 지난 27일 미국 정부는 법원으로부터 비트코인 매도 허가를 받고 하루 만에 비트코인 4000개를 코인베이스에 입금했다. 총 2억4000만달러(3347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마약 밀매업자 반미트 싱으로부터 압수한 물량을 현금화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현재 비트코인 21만3546개(18조1908억원)를 보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독일 정부도 지난달에 이어 비트코인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아캄에 따르면 지난 4일 독일 정부 소유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지갑(bc1q~)에서 비트스탬프,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으로 각각 비트코인 500개, 400개, 400개가 전송됐다. 총 104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달 27일까지 독일 정부는 비트코인 3641개(3000억원 규모)를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로 전송한 바 있다.
마운트곡스가 채무 상환을 개시한 점도 물량 증가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5일(현지시각)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에 따르면 마운트곡스 파산 관리인은 이날 일부 채권자들에게 가상자산을 지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파산 관리인은 "상환은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로 지급된다"며 "채권자들이 계좌 인증과 지정된 거래소 가입 등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상환은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마운트곡스가 파산한지 10년 만의 상환이다. 2010년 설립된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는 비트코인 거래 점유율 70%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해킹으로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4%에 달하는 비트코인 85만개를 잃고 파산했다. 이후 일본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던 마운트곡스는 보유 자산을 샅샅이 뒤진 끝에 해킹된 80만여 개 중 20만여 개의 비트코인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채권자들에게 상환에 나선 것이다.
금리 불확실성도 여전히 불안요인이다. 3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하를 결정할 준비가 안됐다고 밝힌 것이다.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줄 추가 정보가 나올 때까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낮추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세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4만달러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앤드류 캉 매커니즘캐피털 공동설립자는 지난 3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X에서 "앞서 비트코인이 5만달러 초반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은 너무 보수적이었다"며 "4만달러까지 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