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FDA에 ‘데핍조’ 허가 두 번째 신청···2019년 첫 신청은 불순물 이슈로 무산
약가 확보 위해 개량신약 품목허가 획득 추진···ODF 제형이 환자 복용 편의성 높여 
ODF 조현병약 미국에 없어 허가 시 최초 품목···섭취 후 입 안에 잔류물 남을 가능성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CMG제약이 한 차례 실패를 딛고 조현병 치료제 ‘데핍조’로 허가를 받아 미국 시장에 진출할지 주목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 제약사인 CMG제약은 오는 8월 미 FDA(식품의약국)에 구강용해필름(ODF) 제형의 조현병 치료제 ‘데핍조’ 품목허가를 두 번째 신청할 계획이다. CMG제약은 이미 한 차례 허가를 신청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도전이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FDA 허가는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적지 않게 노크했지만 실제 획득 사례는 많지 않다”며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첫 번째 관문인 만큼 통과 여부가 해당 기업에게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CMG제약은 지난 2019년 12월 미 FDA에 데핍조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검토  과정에서 데핍조 원료를 생산하는 글로벌 제약사 ‘헤테로’사가 제조한 고혈압 치료제에서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 불순물이 발견됐다. 불순물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데핍조 원료가 헤테로사 동일 공장에서 생산됐다는 이유를 내세운 FDA는 보완 지시를 내렸다. 이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사도 지연됐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그렇지만 FDA는 지난해 9월 헤테로사 공장을 실사한 후 생산 공정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도출, 같은 해 12월 헤테로사에 전달했다. CMG제약도 올해 초 이를 확인했다. 

이에 CMG제약은 ‘데핍조’ 허가 신청을 위한 준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우선 수익성 있는 약가 확보를 위해 데핍조를 FDA의 개량신약 허가 규정인 505b(2)로 신청, 개량신약으로 품목허가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 개량신약으로 허가 받으면 제네릭(복제약)보다 약가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제네릭의 경우 성분명으로만 마케팅과 처방이 가능한데 개량신약은 제품명으로 마케팅과 처방이 가능해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와 로열티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특히 CMG제약은 미국 현지 개량신약 허가 전문 컨설팅업체와 협력 전략을 구축한 점이 눈에 띈다. 회사는 지난 2018년부터 6년간 협업했으며 해당 업체는 505(b)(2)에서 다수 허가 성공 사례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CMG제약 관계자 B씨는 “FDA에서는 이미 허가된 의약품과 유효성분은 동일하나 최초의 아리피프라졸 필름 제품으로 복약 순응도와 편리성을 인정 받아 브랜드 의약품 허가 절차인 505(b)(2)를 따를 것을 권고 받아 개량신약으로 허가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는 “한국에서는 한미약품 ‘에소메졸캡슐’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최초 국산 개량신약”이라며 “CMG제약 전략은 환자 중심에서 환자 편의성을 중시해 필름 제형 개량신약을 개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핍조는 CMG제약이 자체 개발한 ‘STAR FILM®’ 기술을 적용, 필름 파손 및 변질을 최소화하고 휴대성 및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의약품이다. B씨는 “정신질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될 경우 약을 거부하거나 뱉어내는 경우가 많다”며 “필름 제형의 경우 물 없이 복용이 가능하고 입 안에서 쉽게 녹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 분석기관 ‘Data Monitor’에 따르면 미국 조현병 치료제 시장규모는 연간 12조원대로 글로벌 시장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양극성장애, 주요 우울장애, 자폐 장애, 뚜렛 장애 등으로 적응증이 추가돼 22조원 이상으로 타킷 시장이 확대될 전망도 제기된다. 데핍조는 CMG제약이 개발한 세계 최초 필름형 조현병 치료제이기 때문에 만약 FDA 허가를 받게 되면 시장 진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단, ODF 제형의 경우 실제 복용하는 환자들은 섭취 후 입 안에 잔류물이 남을 수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알려졌다. 

조현병 치료제를 포함, 미국에서 ODF 제형은 1996년 최초로 FDA 허가를 받으며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현재 20억 달러 규모 시장을 형성한 상태다. 하지만 ODF 제형 중에서 조현병 치료제는 미국 시장에 없기 때문에 만약 CMG제약이 허가를 받게 되면 최초 품목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ODF 제제와 조현병 치료제에 요즘 관심을 갖는 업체들이 있는데 CMG제약도 다른 제약사들에게 참고 사례가 되고 있다”며 “두번째 허가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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