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체험 기회 확대하고 신차 지속 출시
전기차·내연기관차 아우르는 마케팅 소재

현대자동차(왼쪽)와 기아의 2023~2024년 1분기 차종별 판매 비중 추이. 해당 기간 양사 모두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비중이 상승한 반면 전기차(BEV) 판매 비중 추이는 엇갈렸다. / 사진=각 사
현대자동차(왼쪽)와 기아의 2023~2024년 1분기 차종별 판매 비중 추이. 해당 기간 양사 모두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비중이 상승한 반면 전기차(BEV) 판매 비중 추이는 엇갈렸다. / 사진=각 사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 기아가 전기차 수요 둔화 등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 강화 전략으로 고성능 경험 확산에 힘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지난 1분기 글로벌 완성차 판매실적(도매 기준)은 현대차 100만7000대, 기아 72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 1.4%씩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 전기차(BEV) 등 친환경차 판매실적은 현대차 15만4000대(15.2%), 기아 15만7000대(21.6%)로 집계됐다. 양사 모두 일반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비중이 상승한 반면, 전기차 판매 실적은 엇갈린 추이를 보였다.

양사가 현재로서는 내연기관차 판매 비중을 가장 크게 가져가지만 중장기적으로 친환경차 판매 향상을 추진하고 있어 차종별 비중 변화에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6월 발표한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의 목표 중 하나로 전기차 판매 비중(제네시스 포함)을 2026년 18%, 2030년 34%로 점차 늘릴 계획이다. 기아도 모든 친환경차의 판매 비중을 올해 24%에서 2030년 58%까지 확대시킨다는 전략이다.

양사가 친환경차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지난 1분기(4.5%)에 전년동기(6.5%)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18.1%에서 3.5%P 상승한 21.6%를 기록했지만 시장별 비중이 급변하고 있어 공략법을 마련하기 까다로워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강원 인제 스피디움에서 아이오닉5 N 오너를 위한 서킷 주행 행사 현대 오너스 트랙 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홈페이지 캡처
현대자동차가 강원 인제 스피디움에서 아이오닉5 N 오너를 위한 서킷 주행 행사 현대 오너스 트랙 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홈페이지 캡처

◇ 고성능 체험 문턱 낮추고 신규 프로그램 도입

양사가 수시로 변화하는 업황 속에서 최근 고성능차 경험을 확산시키는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에게 적극 어필하고 있다. 내연기관차, 전기차 등 모든 차종을 아우를 수 있는 마케팅 소재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그간 강원 인제군 소재 자동차 테마파크 ‘인제 스피디움’에서 연간 진행해온 체험 프로그램 ‘오너스 트랙데이’의 운영 규모를 간소화했다. 오너스 트랙데이는 주최측에서 제공한 차량 아닌 참가자 자차로 서킷을 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차는 그간 1박2일 일정으로 숙박 서비스를 포함해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이번에 숙박 없이 당일 서킷만 달리고 종료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참가자들의 비용, 시간 부담을 줄였다는 평가다.

제네시스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G70 3.3 터보 모델로 고성능차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제네시스 트랙 택시 노르트슐라이페’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G70 3.3 터보 모델로 고성능차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제네시스 트랙 택시 노르트슐라이페’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도 최근 브랜드 고성능화 프로그램 마그마(Magma)를 개시한 후 이를 해외 시장에 적극 홍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킷 주행에 동승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지난 21일 독일 뉘르부르크링에 위치한 서킷에서 마그마 고유 색상을 칠한 G70 3.3터보 모델의 시승 기회를 참가자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 ‘제네시스 트랙 택시 노르트슐라이페’를 론칭했다.

제네시스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 경험 데이터를 확보한 후 차량 성능 발전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내달 11~14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리는 현지 최대 자동차 축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 참가해 GV60, G80 전동화모델 등 전기차 2종에 마그마 콘셉트를 적용한 차량을 주행 시연할 계획이다. 제네시스의 고성능 라인업 확장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재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취재진을 만나 “고성능은 (자동차의) 럭셔리 영역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부분”이라며 “럭셔리카 브랜드가 꼭 도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모터스포츠 대회에 개량한 아이오닉5 N으로 출전해 코스를 달리고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모터스포츠 대회에 개량한 아이오닉5 N으로 출전해 코스를 달리고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

◇ “아이오닉6·EV9 고성능 모델 출시” 전망 나와

또한 현대차, 기아는 신차에 고성능 장치나 고성능차 디자인을 적용하는 설계로 고객들에게 감성을 제공하고 있다. 양사의 고성능차 라인업은 현재 전기차를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N을 한국,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 뿐 아니라 새롭게 공략 중인 중국, 일본 등지에 출시해 상품성을 과시하고 있다. 아이오닉6 N을 내년에 출시할 것이라는 업계 전언도 나온 상황이다. 기아도 향후 EV9을 비롯해 EV5 등 E-GMP 기반 전기차에 고성능 트림 ‘GT’를 후속 출시하는 전략으로 고객 선택폭을 넓힐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일반 모델과 같은 주행성능을 발휘하지만 고성능차와 유사한 디자인 요소를 갖춘 디자인 패키지 모델로 간접 경험을 제공 중이다. 현대차는 아반떼, 쏘나타, 코나, 투싼 등 준중형급 이하 제품군에 N라인 트림을 운영하고 있다. 기아도 최근 경차인 모닝을 비롯해 EV6, EV9(성능 일부 개선 포함)에 GT라인 트림을 도입했다. 양사는 고성능 요소를 브랜드 차별화의 포인트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0월 6일 하남 스타필드에서 고성능 브랜드 N 출범 8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HMG저널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0월 6일 하남 스타필드에서 고성능 브랜드 N 출범 8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HMG저널

고성능 브랜드 마케팅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 전반에 걸친 기술력, 인지도 강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최근 N 브랜드를 더 많은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힘쓰는 이유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N 브랜드는 대중적인 고성능차를 지향하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N 브랜드와 대중 사이의 거리감을 더욱 좁히려 노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모터스포츠 활동을 통해 N 브랜드의 기술력을 알리고 이를 통한 기술 개발로 고객들이 원하는 차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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