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리튬 1kg당 99.5위안···3월 이후 3개월여 만에 100위안↓
4월 한때 110위안까지 올랐지만 中 물량 확대에 하락 시작
韓 양극재 업계 “美 수출량 증가까지 보릿고개 견뎌내야 할 시기”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양극재 업계의 실적이 회복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 및 니켈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 전환하면서 수익성 개선까지 ‘하세월’이어서다.
12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1kg당 99.5위안이다. 탄산리튬 가격이 100위안 아래로 낮아진 것은 3월초 이후 약 3개월여 만이다.
리튬의 종류는 크게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 등으로 나뉜다. 수산화리튬은 NCM(니켈·코발트·망간)·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에 주로 쓰인다. 국내 배터리 기업의 주요 생산품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극재에는 탄산리튬이 투입된다. 수산화리튬보다 탄산리튬의 가격 변동이 국내 양극재 기업은 물론 배터리 업체의 수익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탄산리튬은 한때 전기차 판매량의 급증에 맞춰 가격이 폭등한 바 있다. 2021년 11월의 경우 581.5위안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면서, 리튬 가격 역시 낮아지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80위안대까지 떨어졌었다.
단, 2월 들어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4월에는 110위안 수준으로 올랐다. 호주 리튬 광산의 생산량 조정과 세계 최대 리튬 생산 기업인 미국 ‘앨버말’의 구조조정 등에 리튬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당시 리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양극재 기업의 실적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곳곳에서 나왔다.
배터리 업계는 메탈 가격에 연동한 판가를 토대로 납품 계약을 체결한다. 일반적으로 2~4개월의 시차를 두고 메탈 가격 변동분이 제품 판가에 반영된다. 메탈은 리튬 가격과 흐름이 비슷해, 리튬 등 원재료 가격이 급락한 시기에 싸게 산 것을 비싼 시기에 팔게 되면 그만큼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등도 리튬 가격 반등에 2분기부터 실적회복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리튬 및 니켈 등의 가격은 상승 동력을 잃고 지난달부터 다시 하락하기 시작하며 실적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긍정적 래깅(원재료 가격 투입 시차)이 아닌 부정적 래깅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중국이 리튬의 가격 반등이 나타난 2월부터 생산량을 서서히 늘리면서 글로벌 공급량이 많아진 탓이다. 2월 35% 이하를 기록했던 중국의 리튬 생산라인 가동률은 현재 60% 수준으로 약 2배 증가했다. 이로 인해 100위안 대가 무너졌고, 당분간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란 예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홍성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은 전기차 수요의 뚜렷한 개선세가 나타나야 상승할 것”이라며 “당분간 시장 회복이 어려운 만큼 리튬”나타나지 않는 한 당분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의 배터리 소재 수입 제한에 더해 동남아시아를 우회하는 루트 역시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국내 업체들은 이 조치로 미국 수출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해 ‘보릿고개’인 현재만 버텨보자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산업의 회복 시기까지 원자재 재고량을 최소화하면서 추가적인 래깅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방침”이라며 “어려운 시기가 지나야 수익성 개선 등의 실적 회복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