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산업 부진에 철강 수요 약세, 공장 덜 돌려 생산량 조절
포스코 재고자산, 지난해 말 기준 10.7兆로 감소세···시장회복 시기까지 재고 발생 최소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1냉연공장 모습. / 사진=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1냉연공장 모습. / 사진=포스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 및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의 재고자산이 1년새 약 10% 줄어든 모습이다. 전방산업의 어려움에 철강 제품에 대한 수요 역시 부진하면서 공장 가동률을 조정해 생산량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정세 악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생산라인 조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철강 부문의 재고자산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6조8589억원에서 2021년 12조324억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 역시 4조6878억원에서 6조7304억원으로 43.6% 늘어났다.

반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재고자산이 줄어들면서 대규모의 평가손실도 발생하지 않았다. 철강사들의 재고자산에는 생산한 철강 제품은 물론 철광석·고철과 같은 원료 등도 포함된다.

공장 가동률은 물론 원재료 구입량도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절하면서 재고평가손실을 줄이고 있다. 철강사들은 일반적으로 생산보다 1~2개월 앞서 원료를 준비해 놓는다. 철광석 및 고철 등을 대규모로 구입해놓으면 창고 운영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수요보다 많은 원재료 구입은 기업 자금흐름에 마이너스(-) 요소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생산량 및 원재료 구입량 조절로 포스코의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10조6805억원으로 전년(12조1089억원) 대비 11.8% 줄었다. 현대제철의 경우 6조7042억원에서 6조2793억원으로 6.3% 감소했다. 양 사를 합하면 1년 만에 약 10% 절감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방 산업의 시장 회복 기미가 감지될 때까지 공장 가동률 조정으로 재고 발생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라며 “고정비 절감 등도 계속 진행해 재정 상태 안정화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조강(쇳물)생산량은 14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재고 줄이기가 올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1~4월 국내 조강 생산량은 2122만톤(t)으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22년 태풍 힌남노 여파로 포항 소재 제철소의 생산중단 충격 여파가 남아있던 지난해 1~4월 2235만t보다 100만t 이상 적다. 건설 등 전방산업 악화가 올해 들어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여서다.

장기화된 실적 악화에 포스코는 최근 임원들의 주 5일제 근무형태를 다시 시작했다. 앞서 전 임직원에 격주 간격으로 주 4일제를 도입했지만, 불안한 시장환경에 4개월여 만에 임원진부터 선제적으로 주 5일제로 돌아간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철강 산업의 경쟁력 회복 및 강화를 위해 산업 종사자 대부분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며 “여름 휴가철을 활용해 공장 보수 기간을 늘려 생산력 조절과 재고의 탄력적 운영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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