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자로 사명 이베스트증권→LS증권 사명 변경 완료
LS그룹 정식 편입으로 범LG가 유일한 증권사로 새출발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이 6월부터 LS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LS그룹 편입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LS그룹은 범LG가에 속하기에 향후 범LG가의 후광을 기대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LS그룹 편입 이후 자기자본 확충과 IB경쟁력 강화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 돌고 돌아 범LG가에서 새출발하는 LS증권
31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다음달 1일자로 사명이 LS증권으로 사명이 변경된다. 회사는 다음달 5일 비전 선포식을 열고 향후 비전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사명 변경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지난 2015년 이트레이드증권에서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한 지 9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전신은 1999년 설립된 이트레이드증권으로 당시 미국 이트레이드증권과 일본 소프트뱅크, 한국 LG투자증권의 합작한 국내 최초 인터넷 증권사였다.
하지만 2002년 LG카드 사태가 터지면서 LG그룹은 금융업에서 퇴출됐고 이후 이트레이드증권의 대주주는 이트레이드재팬, 소프트뱅크 등으로 변경됐다.
2008년 7월 이트레이드재팬 등이 지분전량을 G&A사모전문투자회사(G&A PEF)에 매각했고 G&A PEF는 이후 지분 61.71%를 소유하게 됐다. 당시 LS네트웍스는 G&A PEF에 지분 30.1%를 출자한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다.
LS네트웍스는 다른 G&A PEF 투자자들에게 지분 매각이 실패할 경우 LS네트웍스를 상대로 지분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을 부여했다. 하지만 번번이 매각에 실패하면서 2015년 풋옵션이 행사됐고 풋옵션 행사로 LS네트웍스는 G&A PEF에 대해 지분 98.81%를 가지게 됐다.
LS네트웍스는 PEF를 통해 절대적인 지분을 확보했지만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유한책임투자자(LP)라 자본시장법상 계열사는 아니었다. 하지만 경영 참여형 PEF는 15년 이내에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자본시장법 조항에 따라 G&A PEF는 지난해 7월 펀드 만기에 맞춰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LS그룹은 지난해 4월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를 결정했고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 승인신청을 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주주 변경안을 승인했고 LS네트웍스는 G&A PEF가 소유한 이베스트투자증권 주식 3423만9190주 중 3383만364주를 인수해 지분 60.98%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E1→LS네트웍스→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LS증권 사명 변경은 범LG가의 증권업 재진출로 여겨진다. LS그룹은 고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인 구태회(셋째)·평회(넷째)·두회(다섯째) 등 이른바 '태평두' 3형제가 계열분리해 2003년 출범했던 범LG가다. 범LG가는 2003년 LG투자증권, 2015년 LIG투자증권을 매각한 뒤 증권사를 소유하지 않고 있었다.
LS증권 지배구조 꼭대기에 있는 E1의 단일 최대주주인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은 과거 LG투자증권에서 임원을 역임했고 증권업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역시 LG투자증권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이후 LG투자증권에서 최연소 포항지점장, 퇴직연금영업담당, 연금신탁영업담당, WM영업1본부장 등을 거쳤으며 LG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으로 합병되자 2013년 초대 대표를 맡았고 지난 2019년부터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 범LG가 후광 효과 나타날까
이베스트증권은 부동산 부문에 지나치게 치우친 포트폴리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1년 1608억원에 달하던 이베스트투자증권 당기순이익은 2022년 297억원, 2023년 287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LS증권 출범 이후부터는 범LG가 일원으로서 사업 다각화를 한층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기업금융(IB) 부문은 ECM과 DCM 등 전통적인 IB부문에서 확장이 예상된다. 이를 위해 최근 종합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유병수 하나증권 프로젝트금융4실장 및 팀을 영입하기도 했다.
특히 ECM 분야에서 오랜 숙원이었던 IPO를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IPO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스팩도 꾸준히 상장시키고 있지만 지난 2015년 이후 스팩합병이 끊긴 상태다.
LS증권은 이해상충 문제로 LS그룹 계열사 IPO를 주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수단으로서 참여는 가능하다. 앞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LS머트리얼즈 IPO 당시 인수단 자격으로 참여한 바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LS이링크, LSMnM 상장 이외에도 다른 계열사 1~2곳을 국내외에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힌 상태다.
LS그룹 내부 일감 외에도 본가인 LG그룹 및 LX그룹, LK그룹, LIG그룹 등 범LG가의 채권발행 등에서도 향후 LS증권의 영향력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범LG가 임직원들의 퇴직연금 역시 주요 일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LS증권 출범 이후 퇴직연금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브로커리지 서비스 개선을 위해 올해 안으로 웹트레이딩시스템(WTS)를 맥, 스마트폰, 테블릿까지 지원하는 확장판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또한 토큰증권 사업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전날 NICE피앤아이와의 업무협약을 맺고 다음달 1일부터 토큰증권 평가협의체 회원사로 참여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LS그룹 차원에서 원활한 사업 확장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기자본 확충을 기대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지난해말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9354억원으로 1조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