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알파드의 형제모델 LM, 하반기 출시 추진 중
1.5억원 안팎 가격으로 쇼퍼 드리븐 수요 창출 예상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렉서스 판교 전시장. / 사진=렉서스 코리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렉서스 판교 전시장. / 사진=렉서스 코리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렉서스가 지정학적 갈등을 뚫고 국내 수입차 시장 5위권에 재진입한 후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럭셔리카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1~4월 렉서스의 내수 판매실적은 4055대다.

전년동기(4321대) 대비 6.2% 감소했지만 메르세데스-벤츠(17.6%), 볼보(24.5%) 등 유력 업체에 비해 적은 감소폭을 보였다.

또한 수입차 시장이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위축된 가운데, 줄곧 3위에 머물렀던 아우디(1870대)가 선두권에서 경쟁에서 밀려나며 렉서스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렉서스는 앞서 지난해 1만3561대 판매해 수입차 6위로 순위를 급격히 끌어올리기도 했다. 2019년 한일 역사갈등으로 인한 제품 불매운동 때문에 부진을 이어오다가, 갈등 완화 이후 재기한 양상이다.

렉서스의 고급 밴 LM. / 사진=렉서스
렉서스의 고급 밴 LM. / 사진=렉서스

◇‘럭셔리 무버’ 미니밴 LM, 쇼퍼 드리븐 수요 공략

상승세에 올라탄 렉서스가 올해 처음 출시할 신차는, 럭셔리카 시장에 투입할 고급 미니밴 ‘LM’이다. 앞서 일본, 유럽 등지에 출시된 LM은 고급스럽게 움직이는 차를 의미하는 영단어 Luxury Mover의 약자다. 전장 5125㎜, 전고 1955㎜ 등 대형급 제원을 갖추고 있다. 또한 실내 높이가 현대자동차 스타리아(1379㎜)와 비슷한 1365㎜에 달해 성인들이 허리를 조금만 구부리고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높다.

배기량 2.4L의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다이렉트 시프트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합산 최고출력 275마력의 강한 힘을 발휘한다. 4인승, 6인승 두가지 좌석 규모로 설계됐다.

렉서스 LM의 1열 전경. / 사진=렉서스 유럽법인
렉서스 LM의 1열 전경. / 사진=렉서스 유럽법인

렉서스는 이 중 고급 버전인 4인승 모델을 국내 들여올 것으로 점쳐진다. 형제 브랜드인 토요타가 지난해 9월 6인승으로 출시한 1억원 안팎 가격의 동종 모델 알파드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LM이 가격대나 상품성 측면에서 알파드보다 상위이기 때문에 수요층이 구분되지만, 렉서스가 LM으로 운전기사를 동반한 고객(쇼퍼 드리븐) 수요를 노리고 있어 상위 버전인 4인승으로 차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렉서스 LM 4인승 모델의 내부 전경. / 사진=렉서스 유럽법인
렉서스 LM 4인승 모델의 내부 전경. / 사진=렉서스 유럽법인

◇4인승 모델, 후석에 48인치 화면·냉장고 탑재 예상

4인승 모델은 48인치 와이드스크린 디스플레이, 냉장고 등 고급 사양이 적용됐고 렉서스 팀메이트를 비롯한 첨단 운전자 보조·안전 사양이 기본 제공된다. LM은 일본에서 500h 단일 모델로 판매되는데 좌석 규모별 가격은 6인승 1500만엔, 4인승 2000만엔으로 책정됐다. 이날 환율을 적용하면 각각 1억3000만원, 1억7360만원 수준이다. 유럽 내 출시 국가 중 한 곳인 영국에서는 350h 기준 최저 1억3220만원(8만9035유로)에 판매 중이다.

렉서스 LM의 측후면부. / 사진=렉서스
렉서스 LM의 측후면부. / 사진=렉서스

해당 가격은 현재 벤츠 GLS(최저 1억5430만원), BMW X7(1억4850만원) 등 독일차 브랜드의 럭셔리 모델과 동등한 수준이다. 실제 소비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토요타 동급 모델 알파드를 S클래스, 7시리즈 등과 비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LM이 어느 수준의 가격과 상품성을 갖출지 궁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렉서스도 현재 국내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 대상 설문 조사에서 ‘LM의 경쟁 모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과 함께 선택지로 마이바흐, S클래스, GLS, 7시리즈, X7 등을 제시했다. LM의 제품 경쟁력에 대한 렉서스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브랜드별 1억 이상 수입차 판매실적. /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브랜드별 1억 이상 수입차 판매실적. /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벤츠·BMW 아성 공고···“다양한 고객 라이프스타일 고려 출시”

다만 렉서스가 독일차 브랜드의 텃밭인 1억원대 이상 럭셔리카 시장에서 승산을 확보할지 미지수다. 렉서스가 지난해 국내 판매한 1억원 이상 차량대수는 495대인데 비해 벤츠 3만2789대, BMW 2만2890대, 포르쉐 1만1355대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렉서스가 LM으로 국내 법인용, 의전용 차량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해당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타사 모델의 아성을 깨기 어려운 상황이다.

렉서스 LM 4인승 모델의 후석공간 전경. / 사진=렉서스
렉서스 LM 4인승 모델의 후석공간 전경. / 사진=렉서스

이 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렉서스가 LM 출시 후 경영실적 개선보다, 차량 상품성을 활용해 브랜드 입지를 다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렉서스가 최근 들어 실적 반등을 시작한데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기 때문에 LM 판매 전략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렉서스 코리아 관계자는 “LM 국내 모델에 관한 정보는 출시 시점에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라며 “렉서스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고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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