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프테라퓨틱스, 액상 제형 등 새로운 ADC 개발 진행
테라펙스·피노바이오 ADC에 표적단백질분해 기술 접목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국내 기업이 차별화된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연구개발에 나섰다. ADC는 글로벌 제약 바이오 시장에서 비만치료제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차별화된 치료제 개발로 국내 기업이 ADC 시장에 자리 잡을 지 주목된다.
1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차별화된 ADC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하는 연구와 협업이 국내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 업계는 액상 등 새로운 제형 연구, 표적단백질분해기술(TPD) 접목 등을 통해 차세대 ADC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한다.
ADC는 암세포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Antibody)에 강력한 화학독성 항암제(페이로드·Payload)를 링커(Linker)로 결합한 형태의 치료제로, 표적 암세포만을 타격하는 항암 기술이다. 항체에 접합된 약물이 특정 세포만을 공격해, 정상 세포에는 해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효능은 높이고 부작용은 줄인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다.
특히 ADC는 현재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다. 글로벌 제약사도 최근 ADC 파이프라인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영국계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최근 중국 바이오 기업인 한소 파마슈티컬스와 최대 1조9908억원에 달하는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엔텍, BMS 등도 ADC 후보물질 관련 빅딜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치료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차별화된 ADC 개발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액상 제형의 ADC 신약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은 ADC 치료제 13개 중 액상 제형 제품은 ‘엘라히어’가 유일하다. 다만 엘라히어도 주사전 희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완전한 액상 제형은 아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세계 최초로 액상 제형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액상 제형의 ADC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제형도 피하주사(SC)로 변경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시판 중인 ADC 치료제는 모두 정맥주사(IV) 제형으로, 5~7시간의 투약이 필요하다. 반면 피하주사 제형이 개발된다면, 30분 내로 투약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카나프테라퓨틱스 관계자는 “다양한 링커와 조합 등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며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맺은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통해 관련 플랫폼을 함께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카나프테라퓨틱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ADC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위탁 연구 및 공동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 따라 양사는 새로운 ADC 기술 플랫폼 구축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테라펙스와 피노바이오는 질병과 관계된 단백질을 신체 내 분해 시스템을 이용해 없애는 ‘TPD(targeted protein degradation·표적 단백질 분해)’와 결합한 ADC 치료제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TPD는 우리 몸속에 있는 세포 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을 활용해 질병과 관계된 단백질을 분해하는 기술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ADC 치료제에서는 세포독성물질을 페이로드로 활용한다. 양사는 세포독성물질 대신 TPD를 페이로드로 사용해 치료제 독성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테라펙스의 TPD 기술과 피노바이오의 ADC 링커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분해제-링커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차세대 ADC도 발굴한다는 목표다. 피노바이오 관계자는 “페이로드에 테라펙스의 TPD가 들어가고, 피노바이오가 링커 기술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잘 알려진 항체에 피노바이오의 링커와 테라펙스의 페이로드를 붙일 예정”이라며 “다만 타깃은 아직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유엔에스바이오와 협력한다. 3사는 차세대 항암 신약 개발에 대한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ADC의 항체 개발을 담당한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독성 저분자 약물 개발을 담당하고, 유엔에스바이오는 ADC 개발부터 허가 과정까지를 맡는다. 협력을 통해 3사는 최적화된 약물 효과를 가진 페이로드 개발 및 ADC 생산까지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ADC 글로벌 시장은 급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ADC 글로벌 시장은 2022년 59억달러(약 8조원)에서 2026년 130억달러(약 1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