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71조원···영업이익 6.6조원
메모리 매출 96% 대폭 증가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1분기 매출액 71조 9156억원, 영업이익 6조 606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6.1%, 전년 동기 대비 12.8%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각각 133.8%, 931.8% 증가했다.
DS(반도체)부문 흑자는 1조 9100억원으로 집계됐다. 5개 분기 만에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D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23조1400억원으로 이중 주력 사업인 메모리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96% 대폭 오른 17조4900억원을 거뒀다.
◇ 고대역폭 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수요 대응
이 기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속 상승했고 구매 수요도 강세를 보였다. 고부가 제품인 DDR5와 고용량 SSD 수요는 지난 분기에 이어 증가세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과 DDR5, 서버용 SSD, UFS4.0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도 메모리는 생성형 AI 관련 수요 견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반 범용 서버 및 스토리지 중심으로 수요 개선이 예상된다. 시장 가격도 전반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HBM3E(5세대) 8단 양산에 착수했으며, 12단 제품도 2분기 내 양산할 계획이다. 또, 1b나노 32Gb(기가비트) DDR5 기반 128GB(기가바이트) 제품의 2분기 양산 및 고객 출하도 추질할 예정이다. 낸드는 2분기 중 초고용량 64TB SSD를 개발해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하고, 업계 최초 V9 양산을 개시한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SoC(시스템온칩), 센서 등 부품 공급은 증가했지만, 패널 수요 둔화에 따른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판매 감소로 실적 개선은 예상 대비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가 회복세를 보인다면서, 플래그십 SoC 및 센서의 안정적 공급에 집중하는 동시에 첨단 공정 기반의 신규 웨어러블용 제품 출하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의 경우 주요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매출 개선은 지연됐으나, 적자폭은 소폭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 파운드리 매출의 두자릿수 성장을 전망했다.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라인 가동률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회사는 2나노 설계 인프라 개발을 완료하고 14나노, 8나노 등 성숙 공정에서도 고객 확보에 매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모바일 부문 매출 전년동기 대비 7% 상승
DX(디바이스 경험)부문 매출은 47조 2900원, 영업이익은 4조 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가량 감소했다.
모바일 사업은 올 초 출시한 첫 AI폰 갤럭시S24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올 1분기 MX(모바일 경험)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32조 7900억원을 기록했으며 두자릿수 수익성을 달성했다. 2분기엔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와 평균판매가격 인하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등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AI 등 R&D 투자도 지속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VD(TV)사업의 경우 올 1분기 TV 시장 비수기 진입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으나 Neo QLED 및 OLED, 75형 이상 대형 수요는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에어컨, 비스포크 AI 등 고부가 가전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재료비 등 원가 구조 개선으로 수익성이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주요 신흥국 TV 시장 수요 둔화로 전체 TV 시장 감소가 예상되지만,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등 판매 확대 기회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4년형 신모델 제품 판매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생활가전은 올인원 세탁건조기와 하이브리드 냉장고, 물걸레 스팀 살균 로봇청소기 등 비스포크 AI 신제품 판매에 집중한다. 특히,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에어컨 판매 강화로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SDC(디스플레이) 매출은 5조 3900억원, 영업이익 34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19%, 44% 감소했으며, 수익성도 크게 줄었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리지드(Rigid)는 판매 기반 확대로 가동률이 개선됐으나, 판매 경쟁 심화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으며 대형의 경우 비수기 진입으로 시장 수요가 약화됐다. 다만 QD-OLED 모니터 신제품 도입 및 고객 기반 강화로 적자폭은 완화됐다.
2분기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주요 고객사의 폴더블 신제품 출시 및 IT 제품 수요 확대로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패널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대형은 주요 고객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프리미엄 모니터의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하만의 올 1분기 실적은 매출 3조 2000억원, 영업이익 24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소비자 오디오 판매 둔화 속 실적이 소폭 하락했다. 2분기엔 견조한 전장 사업 성장 가운데 포터블 오디오, 헤드셋 중심으로 소비자 오디오 판매를 확대하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시설투자는 11조 3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6000억원 증가로, DS부문 9조 7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 1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의 경우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를 지속하고 특히 HBM/DDR5 등 첨단 제품 수요 대응을 위한 설비 및 후공정 투자에 집중했으며, 파운드리는 중장기 수요에 기반한 인프라 준비 및 첨단 R&D를 중심으로 투자를 지속했다”라며, “설비 투자의 경우 시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했으며, 디스플레이는 IT OLED 및 플렉시블 제품 대응 중심으로 투자가 집행됐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