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순유입세도 '시들'
"악재 이미 반영···향후 오른다" 전망도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22일~28일) 마운트곡스의 채무 상환에 대한 우려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하락했다. 특히 마운트곡스 악재는 당분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반감기가 종료된 만큼 악재의 영향이 끝나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28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6만4027달러(약 8829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79% 하락했다. 지난 주말 6만2000달러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이번주 23일 오후 한 때 6만7000달러 선을 넘는 등 우상향 했다. 하지만 25일 오후부터 하락하더니 27일 오후 6만3000달러선이 붕괴됐다. 이후 소폭 상승해 현재 6만4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마운트곡스 리스크로 인해 시세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운트곡스는 최근 채권자들에게 반환될 가상자산 규모와 반환 날짜 등을 처음으로 공지하면서 상환 절차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시장에 비트코인이 대거 풀릴 것이란 우려가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마운트곡스가 상환을 시작하면 시장이 크게 출렁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일본의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는 2010년 설립 당시 비트코인 거래 점유율 70%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해킹으로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4%에 달하는 비트코인 85만개를 잃고 파산했다. 상환 물량은 비트코인 1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가상자산 분석업체 K33은 23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13조원 규모의 마운트곡스 상환 물량은 비트코인 가격에 부정적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해당 물량이 반드시 매도 압력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시장을 놀라게 하는 데는 충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GBTC에서 자금이 대거 유출된 점도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24일(현지시각)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이날 GBTC에서는 전일 대비 94.9% 증가한 1억3040만달러(1793억원)가 순유출됐다. GBTC의 순유출이 1억달러를 넘긴 것은 5거래일 만이다.
게다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의 일일 순유입액도 처음으로 ‘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현물 ETF가 주도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특히 블랙록의 ETF는 미국 증권당국이 승인한 11개 ETF 가운데 유입된 자금 규모가 가장 크다. 블랙록의 ETF 순유입액이 ‘0’을 기록하면서 지난 24일 하루 전체 현물 ETF도 4일 만에 순유출로 돌아섰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각)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 차타드(SC)는 반감기 후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올해 연말까지 각각 15만 달러, 8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 켄드릭 SC 최고 최고 가상자산 분석가는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유입이 둔화되는 과정에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심화되어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며 “나쁜 소식들은 이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가격에 반영된 상태고 앞으로는 부정적인 요인 대신 긍정적인 요소들이 시장에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